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학술대회 개최…전수 조사 전환은 긍정적, 추가 정책 지원 필요

각종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현황과 대책 마련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25일과 26일 세종대학교 광개토홀에서 ‘지속가능한 감염관리 체계 세우기’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의료인의 복장, 일회용 감염관리 물품, 중소병원의 감염관리, 감염관리 전담자들의 의사소통, 의료인에서의 잠복결핵 관리에 대하여 활발한 발표와 토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26일에는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국내 유행을 통한 다제내성균 감염관리의 문제와 대책에 대하여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카바페넴은 장내세균에 의한 감염에서 가장 최후에 사용하는 항생제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장내세균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제한적이어서 환자의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김미나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CRE중에서도 카바페넴 분해 효소(carbapenamase)를 분비하는 장내세균(Carbapenemase-producing Enterobacteriaceae; CPE)은 내성 유전자를 다른 장내세균에게 전달할 수 있고 병원내에서 환자 간에 빠르게 전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최근 WHO는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가장 우려가 되는 다제내성균으로 공표하고 국가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회는 2017년 6월부터 CRE와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가 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전수 보고와 조사가 시작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회는 전수 보고 체계로의 전환이 2016년부터 시작된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시작된 CRE의 병원 내 유행이 계기가 되어 정부와 감염전문가의 논의를 통하여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책이사 엄중식 교수(가천대 감염내과)는 “CRE가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의 환자 전원을 통하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3군 법정감염병 지정은 의미가 있는 정책 변화로 생각된다”면서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내 의료관련감염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2017년 5월에나 독립하였고 전체 인력이 9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CRE유행에 대한 대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관련부서에 대한 인력, 예산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2017년 5월 질병관리본부 구조 개편을 하면서 의료감염관리과를 감염병관리센터내에 신설, 초대 과장으로 이형민 연구관이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이사 이재갑 교수(한림의대 감염내과)는 국내 CRE의 현황에 대해 발표하면서 “국내 CRE는 대부분 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년전부터 CRE의 발생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보고되었으나 2016년 하반기부터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어 여러 병원(40개 병원이상으로 추정) 들이 CRE유행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행 관리에 있어서 숙련된 감염관리 인력이 있는 대학병원들은 자체적으로 유행을 관리 할 수 있지만 감염관리 인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중소병원의 유행의 경우 질병관리본부나 보건소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유행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회장인 유진홍 교수(가톨릭의대 감염내과)는 “CRE의 3군 법정감염병 지정과 함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주무부서인 의료관련감염병과는 당면한 CRE 유행의 조절 문제 뿐만 아니라 개원가를 중심으로 문제가 된 C형 간염, 전국적인 의료관련 감염병 감시체계의 운영, 취약한 중소병원 감염관리의 지원과 같은 산적한 정책요구에 대하여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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