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원 교수, 6개월 1회 투여하는 골다공증 신약, 비용효과성 충분

고령화에 따른 골다공증의 유병 인구가 타 만성질환에 비해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골다공증 신약에 대한 접근성 강화와 유연한 급여기준 설정으로 골다공증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향후 골다공증 악화로 인한 골절 등으로 초래될 환자 및 국가의 의료비 부담보다 훨씬 경제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어 효과가 높은 신약의 급여가 지연되고, 골다공증 치료에 대한 급여기준이 전반적으로 좁게 설정되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에 일간보사의학신문은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을 만나 골다공증 신약에 대한 소견을 들어봤다.

Q1. 최근 골다공증 약물치료에 있어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나왔다.

A: 그렇다. 최근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들이 많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당뇨병이나 다른 질환에 비해서는 골다공증 신약과 파이프라인 개발이 비교적 더딘 편이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신약 개발에 있어) 환자 수가 가장 중요한데, 환자 수가 많은 질환의 경우 제약사가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지만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은 질환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약효 면에서 질환 간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제는 투여 후 수 시간 혹은 수 개월 내로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골다공증은 약제를 투여하더라도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골다공증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골절 예방이며, 앞으로 골다공증 환자 수 역시 당뇨병 못지않게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향후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다른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이득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의 약제비 지출로만 약제 급여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추후 초고령 사회에서의 골절로 인한 의료 비용 등 전체 진료비가 늘어날 텐데 그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약제 급여의 경제성에 대한 거시적 관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가 많이 출시됐음에도 까다로운 급여 기준 때문에 사실상 환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급여 기준은 골밀도 점수인 T점수 -2.5 이하에서만 적용이 되는데, 실제로는 골다공증의 이전 단계인 골감소증 단계에서 골절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치료 효과 면에서도 이미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 치료를 하는 것보다 골절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골다공증의 치료에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

Q2. 급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국내에서는 최근에야 포스테오가 급여권에 진입했고, 프롤리아도 작년에 출시는 되었지만 현재 비급여 상태다.
A: 프롤리아의 경우, 미국에서 출시된 지 7년 만인 지난 해에 국내 출시됐다.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골흡수억제제지만, 다른 치료제보다 골밀도 개선 효과가 매우 우수하다. 특히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복약순응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프롤리아는 6개월에 1회 주사로 복약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현재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1년 내 치료 중단율이 70%라는 점이다. 이렇게 낮은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들에게 질환과 치료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복약 횟수, 복약편의성, 부작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프롤리아는 6개월에 1번 맞는 피하주사이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보다 편의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Q3. 복약편의성이 높으니 치료 지속에 따른 효과도 클 것 같다. 프롤리아로 치료 시 치료 기간은 언제까지로 볼 수 있나?
A: 환자의 호전 상태와 골밀도 점수인 T점수에 따라 치료 기간을 결정한다. 기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제는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T점수가 -2.5 이상 개선되면 바로 투여를 중단해도 되지만 SERM 계열 약제나 프롤리아는 치료 중단 시 약효가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상 투여를 지속하는 것이 원칙이다. 투여를 지속해 우선 골절 위험 단계에서 벗어난 뒤, 다른 치료제로의 스위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

Q4. 오랜만의 골다공증 신약인데도 국내에서 다른 질환들에 비해 급여 확대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원인을 꼽자면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용이 대체 약제 여부와 약가를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다른 기전과 투여 방법을 가진 새로운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급여 결정 과정에서 아직까지 세심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치료제 별로 각각의 특장점이 있는데, 프롤리아는 골흡수 억제 효과뿐 아니라 골밀도 개선, 골절 예방 효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매우 우수하다. 또한 주요 골절 부위 모두에서 골절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점도 프롤리아의 장점 중 하나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효과가 미치는 부위가 제한적이어서 어떤 치료제는 척추 부위에는 효과가 있지만 대퇴골 골절은 예방하지 못한다거나, 비척추 부위의 골절 예방 효과가 낮다거나 하여 환자 상황에 맞는 치료제들을 골라 처방해야 했다. 반면 프롤리아는 파골세포가 활성화 된 이후가 아니라 파골세포의 생성 단계에서부터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부위에서 골절 예방 효과가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점과 그로 인해 환자들이 볼 수 있는 혜택에 대한 것들이 세세하게 급여 결정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프롤리아의 가격이 타 약제 대비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있는데, 매일 혹은 매달 기존 치료제를 투여하는 가격과 6개월에 1회 프롤리아를 투여하는 가격을 실질적으로 비교해보면 그렇지 않다. 한 달에 32만원인 포스테오와 1년 간 치료를 받는 가격을 비교하더라도 프롤리아의 가격이 6분의 1 수준이다. 향후 보험 적용이 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5. 현재 우리나라의 급여 적용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사실 새로운 골다공증 신약의 급여 적용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하는 것이 학회 몫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에서도 새로운 치료제와 의료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국민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회의를 거치다 보니 신약 도입이 늦어지고 질환의 우선 순위에 따라 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골다공증 질환의 심각성을 알리고 신약 도입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설득하는 것이 신약의 급여 확대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Q6. 마지막으로, 골다공증성 골절은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질환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재발에 따른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이 고관절 골절로 알고 있다. 고관절 부위의 골절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고관절 골절은 재발율도 높지만 한번 발생하면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25%에 달하기도 한다. 그런데 50세 이상 국민들 가운데 골다공증에 대한 인지율은 약 30%에 불과하다. 골다공증 질환 자체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골밀도 검사조차 받아보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전에는 굳이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폐경 이후에는 골밀도 검사를 반드시 받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지나친 다이어트 역시 금물이다. 일반적으로 폐경 후에 여성 호르몬이 난소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분비되면서 체중이 늘어나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이어트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골밀도 수치를 파악하고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범위 내에 있다 하더라도 수치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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