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로겐 단독 요법 문제없어…오히려 심장질환, 대장암, 위암 발생 위험 낮춘다

대한폐경학회, ‘MHT 의사 물론 대국민 인식전환 필수’ 강조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과도하게 위축된 ‘폐경호르몬요법(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의 인식전환을 위해 대한폐경학회가 나섰다.

최근 메타분석에서 폐경 10년 이내에 시행된 MHT는 관상동맥질환 및 전체 사망률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암 위험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인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MHT에서 장기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복합요법은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만 프로게스톤겐의 종류와 MHT의 시작 시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대한폐경학회(회장 윤병구)는 지난 1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폐경 호르몬요법과 암’이라는 주제로 의료진 대상 연수 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윤병구 회장은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MHT 최신 업데이트된 연구결과를 밝히며, 그동안 잘못된 편견과 인식전환을 강조했다.

윤병구 회장<사진>에 따르면 MHT는 갱년기증상을 호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2002년 WHI (Women’s Health Initiative) 연구 발표 후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사용이 급감한 상태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현재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호르몬이 주로 사용되는 폐경 10년 내 혹은 50대 여성에서 MHT는 심장병 위험을 48% 감소, 전체 사망도 30% 감소시킨다는 것.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기 여성에서 티볼론(tibolone)은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대장암과 위암 발생위험을 낮춘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윤 회장은 “MHT와 연관된 유방암 발생은 여성 천 명당 연간 한명 미만으로 드물다”며 “폐경 여성에서 유방암 사망률보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훨씬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폐경 이후 여성들은 각종 우울감이나 근육-관절통은 물론 특히 노인에서 심장질환, 골다공증, 골반골절 등 호르몬 부족과 관련 질병들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MHT에 따른 암 위험이 과장돼 (특히 유방암), 많은 폐경 여성이 치료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보완요법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폐경 여성들이 호르몬 요법을 과도하게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WHI 연구 발표자조차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구 회장은 “폐경 초기에 호르몬요법을 받으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하면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최신 근거중심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MHT에 따른 암 위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그는 “MHT에 대한 환자의 잘못된 인식도 문제지만 의사들의 교육적 측면도 잘못됐다”며 “의사들은 WHI 이후 15년동안 MHT에 사용되는 약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라는 인식을 갖고 나간 것이다. 앞으로 의사를 위해 먼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대국민 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폐경학회는 지난 4월 12일 유관학회(한국유방암학회, 여성심장질환연구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대한골대사학회)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유방암 외 한국 여성의 중요 암인 폐암, 대장암, 위암, 그리고 간암에 대한 MHT 효과를 심도있는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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