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 2009년 4월 세계는 신종플루 대유행에 직면했다. 우리나라도 그 해 4월말경 최초의 환자가 발생해 1년여의 유행 기간 동안 75만명의 확진 환자 발생에 252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세계가 치료 약품 확보 및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고, 우리나라는 잘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녹십자의 활략이 결정적 이었고, 여타 토종제약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녹십자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12번째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

김영주 부국장.

감백신 제조시설을 준공, 독감백신의 자급자족 시대를 열며 우리나라 백신주권을 확립하는 한편, 신종 플루 백신 생산으로 적기에 국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국가적 보건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이겨나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민들을 전염병에 대한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주며 국민건강주권을 지킨 제약계의 자존심으로 칭송받았다. 또한 다수의 토종제약이 공급부족이 우려되던 치료제(타미플루) 즉각 생산을 위한 체제를 갖추고 비상 대기함으로써 극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

사례 2. 지난 2015년 3월, 한미약품이 글로벌 빅 파마 일라이릴리와 자체 개발 BTK 저해제 신약에 대한 총 6억9000만달러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박수를 치면서도 ‘어쩌다 한 번 이겠지’하는 정도의 반응이었다. 다시 4개월 후(7월말)쯤 베링거인겔하임과 6억8000만달러규모의 내성표적폐암신약에 대한 라이선스계약이 체결되자 ‘이게 뭐지? 뭐가 있나?’ 하는 물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또 다시 4개월후(11월5일)쯤 대박이 터졌다. 사노피와 35억 유로 규모의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이뤄진 것. 신약개발에 대한 의문이 마침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로부터 4일후에 이어진 옥신토모듈린 기반의 당뇨 및 비만 치료 바이오신약에 대한 얀센과의 9억1500만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이같이 한미약품이 2015년, 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술수출 규모만 우리돈으로 4건 6조9000억 이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RAF 표적 항암신약의 총규모 9억1000만달러 라이선스 계약을 더하면 무려 8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련,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 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측에서 대통령 직속 미래산업발전위원회 설치 및 제약·바이오·의료기기산업분과 신설로 중장기 종합계획 마련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새 정부의 의료 보장성 확대 정책은 의료비 증가를 낳고, 결국 약제비 인하 등으로 이를 메우려 할 것 아니냐는 우려가 건강보험공단의 총액약제비 제도 도입 방안과 맞물리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위의 2가지 사례에서 살핀 것과 같이 위기속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산업임을 연구개발성과로서 증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제1호' 업무 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한미약품 기술수출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 2015년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상장제약사 대상 직원수 변동현황을 집계한 결과 2014년에 비해 3.7%가량 늘었는데 이는 전 산업군 통틀어 최고 수준이었다. 고용 측면에서도 성장시켜야할 산업임을 충분히 납득시키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가 기우에 그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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