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약사회장·서울분회장 반발 이어 대약 집행부 내부 사퇴 예고

대한약사회의 박인춘 상근부회장 인선으로 약사 사회 반발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약사회장들의 반대를 시작으로 서울 17개 분회장의 반대 촉구에 이어 집행부 내부에서도 조건부 사퇴를 예고했다.

26일 대한약사회 김현태 약사연수원장, 강봉윤 정책위원장, 한갑현 홍보위원장,조선남 안전상비의약품관리본부장, 김선자 OTC활성화본부장, 최미영 홍보위원장, 이영주 약국제품검증원장(7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의 인선을 비판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임시총회 이틀 후인 지난 21일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으로 박인춘 전 부회장을 영입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7명은 "박인춘씨는 지난 2012년 의약품 약국외 판매 당시 절대다수 회원의 민의와는 달리 약사직능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은, 의약품 약국외 판매의 주역이자 그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까지 받은 사람"이라고 지탄했다.

특히 "최근 정부의 편의점약 품목수 조정논의가 한창인 현 시국에서 약국외 판매의 주역 인사를 약사회의 상근부회장에 앉힌다는 것은, 대한약사회 회원의 염원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회원의 분노만 야기한다"며 "박인춘씨의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 임명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따라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찬휘 회장은 '약사회의 화합과 전진, 위대한 약사직능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동력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대결심을 했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이는 지난 임시총회에서 많은 논란 속에 겨우 통과된, 부회장 인준을 피하여 오래전부터 나돌았던 의도적인 임명이자 편법회무라는 지적이다.

내년도 수가협상단을 서둘러 구성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사유에 대해서도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3월 9일 정기총회 이전부터 박인춘씨의 상근부회장 임명설이 있었음에도 두 차례의 인준 기회마저 고의로 회피한 행위가 대의원과 회원을 기만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7명은 "그동안 지부장 및 임원들을 포함해 수많은 회원들이 반대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떳떳하지 못하게 임명하는 것은 회원과 대의원들을 우롱하는 처사이자 사적의도를 가진 오기 인사"라며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상식과 원칙이 무시되는 편법적이고 일방적인 회무를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고 천명했다.

이어 "만약 박인춘씨의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대한약사회 임원직사퇴를 포함한 중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약사회의 정체성과 회원 정서를 부정하는 인사를 철회하고, 약사회무가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에 맞게 운영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집행부 내부 사퇴 경고라는 중대 발표 이전에도 박인춘 상근부회장 인선에 대한 거부반응은 계속돼 왔다.

지난 25일에는 전국 16개 시도지부장협회의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인선은 편의점약 품목확대 논란과 원격화상투약기 논란으로 엄중한 시기에 임원 내부의 충분한 동의조차 구하지 못함으로 인해 임원들의 활동의욕과 동력을 상실케 해 분열과 위기 상황으로 내 몰고 있다"며 "조찬휘 회장의 비정상적 인선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20일에는 서울시 25개 약사회 중 17개 약사회장들이 성명서를 내고 "부회장 선임권이 회장에게 있다고는 하나, 회원 동의와 설득력 있는 인사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대의원과 회원을 무시하는 집행부 폭거"라고 비판하며 인선 철회와 독선적 회무 운영의 재발 방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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