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학회, 청소년 청력 실태 조사 결과 발표…100명 중 18명 난청 가능성 높아
학교건강검진 개선안 모식도 제안…난청 검사 중요성 홍보와 정책 개정에 노력 집중

현행 학교검진 청력검사로는 청소년들의 경도난청과 소음성난청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등학생 100명중 18명가량이 난청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소화된 학교검진이 이를 놓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지난 2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난청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실시한 '청소년 청력 실태 조사'의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비인후과학회 이재서 차기 이사장, 제91차 이비인후과학회 정성민 학술대회장, 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회장, 이비인후과의사회 홍일희 회장, 난청줄이기사업 오승하 위원장, 이비인후과의사회 송병호 차기회장)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난청줄이기사업 TFT(위원장 오승하)는 지난 2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전국 중학교 57개교, 고등학교 53개교 등 총 110개 학교(도서지역 제외) 3013명의 청소년에 대해 최근 실시한 전국단위의 청력 실태 조사 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실태 조사는 정확한 측정을 위해 이동용 방음설비와 청력검사장비를 이용, 검사 전 이비인후과 의사가 귀 질환을 진찰한 후 청각사가 7개 주파수에 대해 순음청력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난청줄이기사업 TFT 오승하 위원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 기준 청소년기의 정상 청력인 15dB를 초과하는 난청의 비율은 0.5, 1, 1.5KHz의 평균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중학교 1학년 12.7%, 고등학교 1학년 10.4%로 나타났다.

특히 소음성 난청의 가능성이 있는 고주파 영역을 포함하는 경우 중학교 1학년에서는 17.9%,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16.5%로 조사됐다.

오승하 위원장(서울의대)은 “이번 조사결과는 학교검진이 100명 중 3명꼴의 난청 학생을 놓치고 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최근 발표보다 높은 수치”라며 “미흡한 검사항목 및 부족한 환경에서 실시되는 학교 청력 검사의 낮은 신뢰도가 청소년 소음성 난청의 심각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10년 초·중·고등학생의 난청 유병률이 5.4%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학교 검진으로 인한 유병률은 0.47%에 불과해 검진 방법에 따른 난청 유병률이 약 10배까지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증상이 심하게 발현되기 이전에 조기 진단과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현재는 1000Hz(1Hz)의 검사만 시행되고 있는데 청소년 시기부터 3000Hz(3kHz) 이상의 고주파수를 포함한 정확한 청력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난청을 조기에 진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학교건강검진 청력검사의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모식도를 제안했다.

우선 ‘0.5, 1, 2, 4, 8kHz’의 다섯 개 주파수에서 –10dB~90dB까지 여러 강도의 순음에 대해 청력 역치를 구해 정상청력과 난청 판단 기준을 △평균 25dB 이상 △한 주파수라도 40dB 이상 △두개 주파수에서 30dB 이상 등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으로 정한 후 적게는 두 차례, 많게는 네 차례까지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회장

또한 지역마다 대부분의 2차 병원과 절반 이상의 개인 이비인후과의원이 방음 시설과 청력검사기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이비인후과학회의 주장이다.

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이사장은 “의원급 이비인후과 시설을 활용한 학교건강검진 청력검사의 정확도 제고로 소아청소년에서 보다 확실하게 난청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가검사요망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학교, 병원, 정부의 연계로 난청 재활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서 차기 이사장은 “60~70년대 방식에 머물러 있는 학교청력검진에 대해 의사 집단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며 “학술지, 간담회, 공청회, 캠페인 등을 통해 대국민 홍보에 집중하는 한편 국회와 정부에 문제제기를 지속해 예방적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