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2일 후 부회장 임명…병원약사발전원장직도 사전논의 없어

대한약사회(대약) 조찬휘 회장의 갑작스러운 상근부회장·약사발전연구원장 인선에 약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1일 조찬휘 회장은 대회원 담화문을 통해 3월 정기대의원총회(정기총회) 파행에 대한 사과와 4월 임시대의원총회(임총)에 대한 긍정적 평가, 회원 민의를 반영했다며 발표한 3인의 인선(박인춘 상근부회장, 이은숙 병원약사발전연구원장, 이무원 자율정화운동본부장)을 밝혔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송부한 담화문 중 일부.

우선 박인춘 전 부회장의 경우 인선 소식을 전하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점에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진통을 겪고 통과한 부회장 3인(노숙희·심숙보·양덕숙)에 대한 인준이 있었던 임총이 끝난 지 불과 2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상근부회장에 대한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약사 사회 한 관계자는 "조찬휘 집행부는 대의원들이 회원을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대의원총회만 끝나면 부회장이나 명예회장, 전국약사대회도 마음대로 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총회 끝나고 임명하는 부회장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임총에 참가했던 또 다른 약사 관계자는 "지난 임총에서 부회장을 승인하자고 한 사람들이 '지난 1년간 부회장으로서 일 했고, 나름 성심껏 일을 했으니 승인해주자'고 이야기하면서 부회장 인준을 통과하면 내년에도 박인춘 전 부회장의 부회장 인준도 같은 절차로 통과되지 않겠는가"라고 우려했다.

박 전 부회장은 지난 2012년에 열린 제37대 대약회장 선거에서 후보로 참여해 당시 후보였던 조찬휘 회장과 경합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는데, 편의점안전상비약 판매를 허용한 전임 김구 집행부에서의 부회장이었다는 점이 약심을 얻는 데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돼 왔다.

이후 조찬휘 집행부의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영입설이 돌았을 때에는 같은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과 약사회 내부에서도 이러한 뜻을 가진 직원들이 사직서를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담화문에서도 "특히 박인춘 전 대약 부회장의 복귀는 주변의 많은 이견과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면서도 "약사회의 화합과 전진이라는 대명제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위대한 약사직능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동력원의 확보라는, 중대 결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병원약사회 이은숙 회장의 병원약사발전연구원장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갑작스러운 원장직 임명 소식에 주변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빠른 시일 내 회장단 등 내부 의견을 모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약사회는 지난 11일 '병원약사회의 대한약사회 참여 방식에 대한 요구사항'을 제출했는데, 그동안 병원약사회가 대약 회무에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연직 부회장 선임 제도화·병원약사위원장의 상위보직으로 '병원약사직능발전본부장(가칭)'·병원약사 대의원 선임 증원 및 권리강화 등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대약은 현재(22일 기준) 해당 공문에 회신하지 않은 채 사전 논의나 안내 없이 돌연 병원약사발전연구원장 임명소식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분회장은 "정관에도 없고 유명무실한 원장 한 자리를 주는 것은 그동안 관행이나 회세규모, 지나번 제출한 공고에 대한 답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이은숙 회장이 원장직을 그대로 받는다면 병원약사회원들에게 자존심 상하고 실망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무원 울산시약사회장의 자율정화운동본부장 인선에 대해서도 시도약사회장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내용 확인과 배경에 대한 문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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