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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없는 ‘적정성 평가’, 누굴 위해 존재하나
 

 장자 추수편을 살펴보면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 철학자인 공손룡은 자신의 학문이 그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하던 중 장자라는 사람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에 공손룡은 위모라는 사람을 찾아가 한껏 자신의 소양을 자랑하며 장자와 비교해 자신의 학문 수준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지를 물었다.

 이에 위모는 우물 안 개구리와 동해(우리나라의 서해)의 자라 이야기를 꺼내며 짧은 공손룡의 식견을 우물 안 개구리의 우쭐함에 비유, 자라가 경험한 동해의 넓고 깊음으로 꾸짖자 공손룡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뛰어 달아났다는 내용이다.

 이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된 폐암 적정성 평가 또한 대롱을 써서 하늘을 엿보고, 송곳을 써서 땅의 깊이를 헤아리는 처사로 보인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이 폐암적정성 평가에서 4등급을 기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방사선 치료를 위한 장비가 없어서인데, 한양대구리병원 측은 환자들의 방사선 치료를 모병원인 한양대서울병원(한양대병원)에서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즉 2차병원인 한양대구리병원과 3차병원인 한양대병원이 종별 역할분담을 통해 폐암치료를 진행한다는 의미인데, 심평원에서는 이 점을 고려치 않고 설비 조건 미비로 배점을 대폭 깎아내렸다.

 결국 적정성 평가는 의료전달체계의 고민 없이 단순히 단일 병원만을 두고 평가하는 구조인데, 현재의 적정성 평가가 환자들에게 해당 질환을 얼마나 잘 치료하는지를 나타내는 유일무이한 ‘절대 평가’로 자리 잡은 현재 상황에 비춰보면 평가 시스템이 편협하다는 주장을 부정하긴 힘들다.

 의료전달체계를 포함,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정저지와(井底之蛙)’에서 탈피해 보다 큰 틀에서 좀 더 확실한 기본 틀에서 보건의료정책과 평가를 만들어야 의료계와 국민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기야 보건의료기본법에 의거,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보건의료발전계획조차 내놓지 못하는 복지부로서는 ‘보다 큰 틀에서 고민하자’는 과제가 참으로 어려운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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