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21대 회장에 취임한 원희목 회장은 사실 뼛속까지 약사이다. 서울약대 출신으로 전체 약사들의 수장인 대한약사회 회장을 연임했고, 대한약사회장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거친 3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가 故 민관식 회장, 두 번째가 故 김명섭 회장 이다.

김영주 편집부국장

원 회장은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되던 강남구약사회에서 최연소 회장을 지냈고, 일찍이 대한약사회에 진출해 수도 적고, 단결 안되기로 소문난 서울약대 출신임에도 동문회장을 당선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 킹메이커로 유명세를 떨치더니 스스로 회장에 올라 연임까지 성공하며 그동안의 참모 이미지를 벗었다.

그는 특히 오늘날의 의약분업 도입의 주역이기도 하다. 전체 약사 90%가 반대하던 의약분업을 ‘늦으면 모두 잃는다. 지금이 적기'라며 설득해 결국 의약분업 도입의 주역이 됐다. 그는 바로 얼마 전까지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을 맡아왔다. 그는 약사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그런 그의 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취임은 주위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이행명 이사장의 구애와 밀어붙이기가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원희목 회장이 뜻밖의 제안을 받고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이행명 이사장이 이사장단회의의 동의절차를 진행하며 압박, 결국 승낙을 이끌어 냈다는 것. 물론 평소 산업에 대한 원 회장의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원희목 회장은 국회의원 시절 제약산업 육성지원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한 인물이다. 국회의원이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 제정을 발의한 것은 아주 드믄 경우로 전해진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남다른 인식을 엿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은 국민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제약업계에는 이에 걸 맞는 역할 수행을, 정부에는 산업에 대한 적절한 대우를 촉구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며,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 살릴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산업이야말로 국민산업으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다는 주장이다.

제약업계는 R&D 투자를 통한 혁신 신약개발로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시키는 동시에, 윤리경영으로 격을 높여야 하고, 이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획기적 지원책이 마련돼 글로벌 경쟁에서 실질적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벌써부터 바쁘다. 제약기업 오너, CEO는 물론, 정부 관계자, 국회, 보건의료단체 등이 함께 같은 길을 가야 할 파트너이고 그러자면 자주 만나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취임식에서 “10%의 가능성만 있어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살았고, 90%가 돼도 방심하지 않았다”면서 “포기하지 않는 게 내 신념”이라고 했다.

국민의 신뢰와 기대속에 성장해 국민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책임지는 ‘국민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원희목 회장의 ‘발상의 전환’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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