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광풍 연상-빠른 보급속도 재점검 필요 지적

최근 IBM에서 개발한 최첨단 인공지능(AI) 왓슨에 대한 국내 병원가의 열기가 뜨겁다.

암 치료에 특화된 솔루션이라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길병원의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을 시작으로 유전학 기반의 왓슨 포 지노믹스를 덧붙인 부산대병원, 중부권 최초라는 깃발을 올린 건양대병원 그리고 치열한 대결이 예고되는 대구 지역의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까지.

아직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다수의 병원들이 계약을 진행 중 혹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지금의 모습은 지난 몇년간 의료계에 너도나도 구매 결정을 내리며 일었던 로봇수술 광풍을 연상케 한다.

당장의 수익향상은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고 싶다는 욕망과 첨단을 달리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또한 지역 환자들에 불편을 줄이고 의료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명분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왓슨'이 비용효과성과 중복검사에 대한 지적과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냐는 의문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 또 더욱 치열해질 AI를 통한 새로운 경쟁이 그들을 기다리지는 않을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면 여기저기 병원을 비교하는 의료쇼핑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제 빛을 잃게 됐다.

AI의 가장 큰 화두인 머신러닝에 활용될 의료 정보 빅데이터도 문제다. 케이스가 많아야 제대로 된 분석 능력과 진료 능력을 갖출 수 있을 텐데, 결국 빅4를 위시한 대형병원들이 주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며 발생하는 업그레이드와 AS 등 여러 문제점들이 환자들에게 큰 진료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은 이미 로봇수술의 확산에서 의료계가 몸살처럼 경험한 것들이다.

부족시대에서 산업화를 거쳐 과잉시대로 넘어가며 모든 분야에서 나오는 사자성어 ‘과유불급’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지나치면 항상 탈이 나기 마련이다.

헬스&뷰티 드럭스토어 왓슨스(Watsons)가 생각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확산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작금의 현상에 대해 주어진 제도 내에서 한번쯤 제대로 점검할 필요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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