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기 회장, ‘암 생존율 높아진 반면 치료 전후 재활시스템 미비’ 지적

우리나라 암 치료는 국가 건강검진시스템으로 인한 조기발견과 의료진의 술기는 물론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높은 생존율을 보이며, 정복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은 암에 대한 생존 여부를 걱정하기 보다는 치료 후 ‘삶의 질’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의료진들도 해당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암 환자 ‘삶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활에 대해서는 국가적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암 환자의 치료에 있어 전후 재활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각종 암의 재활치료와 관련 별도의 수가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사진>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암 환자의 재활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회장에 따르면 일부 외국에서는 암 치료 전 단계부터 미리 재활을 하고 항암치료에 들어가지만 우리나라는 선제적 재활은 고사하고 수술 이후 후유증 등에 대한 관리도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독일의 경우 암 치료이후 집중관리가 가능한 클리닉이 전문화돼 암 재활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분당서울대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을 제외한 대형병원과 개원가에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분당서울대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또한 별도의 재원 없이 서비스나 봉사개념으로 암 재활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민 회장의 설명이다.

민 회장은 “암 재활과 관련된 수가는 림프종과 관련 2가지 치료에만 책정돼 있다”며 “이외에 암 수술 후 환자의 체력 기능을 보강하거나 재발에 대한 관리를 위한 별도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항암제 치료도 회복기에서 오랜 관찰이 필요하지만 제도적 장치가 없어 환자들이 민간요법 등을 전전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개원가에서는 ‘항암관리 클리닉’ 등의 개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건보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암 재활의 중요성에 따라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암 재활’의 국내 현황은 물론 유방암, 외래 암환자 등의 재활사례 발표를 마련하기도 했다.

민 회장은 “암 재활 분야는 암정복에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기에 의사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당장 이에 대한 수가를 신설은 어렵겠지만 정부가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검토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