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경쟁적 입찰, 소비자 수입 허용법 등 ‘모색’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높은 약가에 대해 여전히 최고의 우선순위라며 연일 강조하고 비판하는 가운데 이를 낮추기 위해 경쟁적 입찰, 외국 의약품 수입 등의 조치가 추진될 전망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원내 흑인회(CBC)와의 회동을 통해 미국에서의 약가를 세계 최저가로 낮출 목표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공개한 해당 발언에 따르면 미국의 환자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 너무 높은 약값을 지불하므로 불공평하며 바가지를 쓰고 있다(ripped off)는 것. 따라서 그는 매우 강력한 입찰 절차를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집회에서도 트럼프는 재차 미국의 약가가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여러 배나 더 비싸고 그 터무니없는 약가 때문에 누군가는 매우 부유해지고 있다며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폐지 및 교체 법안 등에 경쟁적 입찰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약사의 이익을 깎아 돈이 많이 드는 중대 질환에 대한 연구를 훼손시키는 등 업계 지형을 크게 흔들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헬스 어페어에 발표된 보건경제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불되는 높은 약가는 세계 15대 제약사에 대해 1160억달러 규모의 낙수효과를 주며 이는 그들의 연간 연구개발 지출 760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한편,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에버스코어 ISI 애널리스트는 이미 브랜드 대 제네릭 경쟁이 존재하는 가운데 브랜드 대 브랜드 직접 경쟁은 상호교체가 가능한 약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카이저 헬스 뉴스에 따르면 미국인이 외국 약국으로부터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수입법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이같은 시도는 공중보건에 대한 안전성 우려로 번번이 막혔지만 최근 버니 샌더스 의원 등이 내놓은 새로운 법안은 캐나다의 약국이 FDA 검증을 받은 제조사로부터 약품을 구매해 미국의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규제 시스템을 세웠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개인뿐만 아니라 도매상과 약국도 캐나다에서 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며 또한 2년 뒤 복지부(HHS)는 미국과 비슷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다른 국가에서도 수입을 허용할 수도 있다. 트럼프와 메디케어 약가 협상 등 논의를 위해 만났던 CBC의 일라이자 커밍스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역시 해당 법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로이터에 보도됐다.

샌더스의 법안은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인에 약을 팔도록 등록을 원하는 캐나다 약국은 추가적인 FDA 모니터링을 위한 수수료를 지불할 것과 수입절차, 안전성, 소비자 절감, 규제비용 등에 관한 미국 회계감사원(GAO)의 연구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8%는 불법이지만 미국 외에서 의약품을 구매한 적이 있으며 지난 해 성인 인구의 18%에 달하는 4500만명이 비용 때문에 처방 조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인이 온라인으로 약가를 비교하고 해외 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파마시체커닷컴에 따르면 캐나다 약값은 뉴욕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경우가 많다.

이전에도 미국에서는 약품 수입이나 메디케어 협상 법이 시도된 바 있으나 2003년 이래 19억달러를 쏟아 부은 제약업계의 의회 로비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다고 오픈 시크릿츠는 지적했다. 그러나 대선 전 카이저 가족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7%가 약가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절반 이상이 해결을 위한 여러 조치를 원하는 등 미국인들의 불만이 한계에 달한 상태다.

이번 법안에 대한 지지자들은 합법적 수입이 높은 약가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해도 올바른 방향이며 미국에서의 약가 인하에 일조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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