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범 의료영상사업단장, 5년내 진단·치료용 상용화-원천기술 확보 세계시장 석권
글로벌 의학자를 만나다, 의사 수 감소 우려는 기우

"5년 후에는 의사들이 폐, 간 등 일부 환자들의 영상자료를 해석하는데 시간이 적게 소요되면서 정확도를 높이기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자동화된 의료영상 분석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준범 인공지능 의료영상사업단장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정부와 민간 사업비 100억원이 투입돼 앞으로 5년동안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질환별 의료영상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의료와 음성인식기술의 융합, 의료용 인공지능 엔진 개발 등 다양한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인공지능 의료영상사업단'의 단장을 맡았다.

세계적인 화두인 인공지능을 의료영상 해석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시동이 걸린 셈이다.

서 단장은 “최근 의학계의 화두인 정밀의료의 경우에도 의료 빅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X-선(X-ray),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영상은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비정형 데이터라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기법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선도할 의료용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실제 환자의 진단과 치료 등 의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상용화시키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지능형 의료영상 관리‧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진료 및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의료영상이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원천기술개발에 성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아산병원을 주축으로 분당서울대병원, 한국과학기술원, 울산대가 참여하고 국내 인공지능 전문 벤처 회사인 ‘뷰노코리아’와 의료영상소프트웨어 전문 ‘코어라인소프트’, 팩스 전문 ‘메디컬 스탠다드’가 힘을 보탠다.

서 단장은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의사 수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번 인공지능기술은 의사를 대체하는 개념의 기술은 없다"며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며 '기우'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의료영상사업단의 하는 일은.

=사업단의 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폐, 간, 심장 질환의 영상 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산업화해 의료현장에서 활용하는 연구개발사업을 할 예정이다.

-정부와 민간이 100억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연구의 개괄적인 로드맵은.

=1차년도에는 주로 인공지능기술의 핵심요소들인 인공지능 설계, 연구개발용 데이터의 확립들을 하게 된다. 2차년 3차년에 걸쳐 각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통합해 질환별 영상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후 4차년에 식약처에 인허가를 얻어서 사업화를 하게 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영상자료를 해석하면 영상의학을 비롯한 의료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이전에도 있었으나 정확도, 소요시간, 인력 등의 문제로 활용이 적었던 의료영상 분석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자동화하고 그 정확도를 높이게 되면 다양한 질환들에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판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의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의료영상을 해석하면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상당 수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현재 개발되어지는 인공지능기술은 의사를 대치하는 개념의 기술은 없다. 단지 복잡한 의료행위의 과정 중 의사들이 수행하기에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순한 작업이거나 혹은 인공지능기술로 좀더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작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영상의학과 의사들을 대치할 것이라는 것은 기우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영상의학의 발전과 수요의 증가로 인하여 영상의학전문의의 수가 부족하고 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영상의학전문의들이 그 업무 효율을 높이고 보다 어렵고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오히려 영상의학의 가치를 증대하게 될 것이다.

-현재 지멘스의 ‘팀플레이어’나 지이헬스케어의 ‘닥터스 박스’ 등 영상자료를 해석하는 의료기기들이 출시되어 있는데. 어떤 평가를 할 수 있나.

=언급하신 기술들은 영상을 해석하는 기기라기보다는 영상검사의 워크플로우를 분석해 그 효율을 증대하는 기기들이므로 이번 연구개발과는 전혀 다르고 영상을 해석하는 것과 무관하다고 본다. 이 기기들이 한국의 영상의학 진료환경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지는 적용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국민들은 물론 의사들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함께 막연한 우려감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다양한 기술을 아우르는 4차산업혁명의 흐름을 볼 때 의료분야 역시 이러한 혁신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의료분야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며 전체사회적인 파급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와는 다른 여러 가지 특수성들이 있다. 그러므로 단순한 기술중심의 사고가 아니라 구체적인 의료현장의 상황과 환자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오히려 많은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의 특징, 장점,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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