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들 치료제 못 구해 발동동
자가 주사 샤이어 ‘피라지르’, 경평면제에서 비급여 판정

유전성 혈관부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두 번 울고 있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이유를 알 수 없이 갑작스럽게 손이며 발, 심지어 얼굴까지 부어 오르는 질환으로 체내 ‘C1-에스테라제 억제제’ 결핍 혹은 기능 이상으로 발병된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진단의 어려움은 물론 부종의 빈도 및 기간, 중증도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워 질환의 관리도 쉽지 않아 환자들이 매일 매일을 불안감에 살아가고 있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하락시키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급성 발작할 경우가 많아 정맥주사로만 처치가 가능해 발작이 일어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지 못하면 환자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급성발작증상 치료제인 샤이어의 ‘피라지르프리필드시린지(이하 피라지르)’는 응급한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신속히 피하 주사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유일한 희망으로 기대되고 있었지만 최근 급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지난 2016년 11월 ‘경제성평가 면제(이하 경평면제)’ 절차를 밟아온 피라지르를 포함한 3가지 신약에 대해 모두 비급여 판정을 내렸다.

급평위의 이런 결정은 희귀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제약업계, 환자, 의료진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발작의 위치 및 중증도에 관계 없이 모든 발작에 최대한 빠른 약물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영국, 캐나다, 호주 등 한국과 유사한 급여평가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국가에서는 ‘피라지르’가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에서 자가투여로 신속한 치료가 가능해 발작의 중증도를 경감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과 치료∙입원 비용도 감소시켜, 치료제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급여가 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강혜련 교수는 “유전성 혈관부종의 발작은 발생부위나 중증도의 예측이 어렵다. 초기의 경미한 발작도 사망에 이르는 중증 발작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발작 시 신속하게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피라지르는 긴급 상황에 환자 스스로 처치가 가능하고 2시간 내 빠른 증상완화 효과가 있어 현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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