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홍선 회장, 큰 병원 단순수술은 사회적 낭비-진료의뢰서 승인제 필요

"개원 외과에서도 단순수술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개원가와 대형병원이 할수 있는 외과 수술범위를 정하는게 윈윈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홍선 회장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장은 19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기자를 만나 현재 대형병원에서 단순수술까지 시행하는 것은 개원가는 물론 중증수술 기회를 놓치는 대형병원도 '손실'이라며 적절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그는 비뇨기과에서 탈장, 전립선(합병증 동반은 제외), 요실금 등은 단순수술로 분류해 개원가에서 수술을 하도록 유도하고 대신 대형병원은 학문적 발전을 위한 수술, 중증질환 중 합병증 동반 질환, 암, 선천성기형 등 같은 복합수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전북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수술실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병원으로 전원해 사망한 사건도 그 내막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단순수술을 하기 위해 수술실이 꽉 찼다면 큰 문제가 아닐수 없죠"

어 회장은 "개원가에 충분히 할 수 있는 단순수술 때문에 대형병원이 중중수술 기회를 놓치면 사회적 낭비"라며 "단순수술과 복합수술을 구분해 개원가와 대형병원의 역할을 나누고 어기면 패널티를 부여하는 의료전달체계가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 회장은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핵심인 진료의뢰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환자가 진료의뢰서를 요구하면 안 써줄 재간이 없어요. 진료의뢰서 발급이 이처럼 쉬우니 1차에서 해결할 진료가 2,3차로 몰리는 거죠. 대학교수 입장에서 소소한 진료까지 감당해야 하니 업무가 가중되는거죠"

그는 적정의료기관에서 적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 승인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 회장은 이같은 자신의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이 근거를 갖도록 하기 위해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 연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지난해 비뇨기과 의사의 잇단 자살사건과 관련 "의사 죽으면 기득권자라는 이유로 (정부나 국회가) 꿈적도 하지 않는다"며 "아마도 의사 10명은 죽어야 조금 움직일 것"이라고 언급, 현지조사 개선이 더딘 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의사들도 착오청구 등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비뇨기과의사회에서 행정을 자문하는 법전문가를 위촉해 행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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