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바 ‘한미약품 쇼크’로 불리었던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해지 및 늦장공시 파문에 대한 한미약품의 후속조치가 빠르고 단호하다.

연초 임성기 회장은 올해 첫 공식일정으로 영업사원 교육장을 찾아 한미약품의 신뢰 훼손 원인에 대해 ▲29분 늑장공시 ▲미공개정보 관리 부실 ▲8조원 라이선스 마일스톤에 대한 명확한 의미전달 실패를 꼽으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전사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한미약품의 후속조치가 이어졌다. 우선 본사 및 계열사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 자체 거래지침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의 임직원들이 정보 공개가 이뤄질 때까지 주식거래 자체를 금지했다. 이외 임직원들도 자사 주식거래에 대해 분기별로 보고토록 했다.

또한 홈페이지에 ‘신약개발 쉽게 알아보기’ 코너를 신설, 기술수출 계약과 마일스톤 등에 대해 설명하는 이해를 돕는 코너를 마련했다. 신약개발 핵심 이슈 등 전반에 대해 쉽게 풀어줌으로서 이로 인한 오해를 최소화 하고자 했다.

그리고 최근 CEO 인사도 단행했다. 성공적 기술수출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이관순 사장을 상임고문으로 2선 후퇴시켰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잘못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음으로써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고 신약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것이다.

신약개발과 관련, 한미약품의 발자취는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사와 맞닿아 있다. 그 것이 영광의 역사이던, 그렇지 않던 간에 그렇다.

수 천 억원대 수출도 꿈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8조 원이라는 상상키 어려운 금액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게 한미약품 이다. 그 때 주가가 무려 100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기술수출 계약해지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도 한미약품 이다. 늑장공시 문제에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일부 임직원의 제 주머니 챙기기등 도덕적해이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국민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이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수습책을 내놓고 국민 및 투자자, 다국적 파트너사에 용서를 구하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관련, 한미약품이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 제품이 쫙 깔리고, 연간 수천억을 넘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신약’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신약 하나면 신약 개발국으로 지위가 달라진다. 그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는 관측이고, 이를 실현할 선두에 한미약품이 있다. 아프게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에 노력하며, 신약개발에 올인하는 것이 한미약품의 몫이라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다려 주는 것은 국민, 투자자 등 우리의 몫이다. 한미약품의 고육지책이 거름이 되어 글로벌 신약이라는 화사한 꽃으로 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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