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의료기기산업은 고성장산업이다. 세계 의료기기시장은 2015년 3,251억 달러로 향후 2021년에는 4,330억 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957억 달러로 연평균 6%대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6년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세계 9위, 5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1.7%를 차지하며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

정부는 의료기기 시장 성장을 주목하고 현 정부 이전부터 의료기기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여, ‘2020년 세계의료기기 7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에 따라 정책적 지원과 법령규제의 개선, R&D 투자를 전 부처 차원에서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런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의료기기 최대 시장인 미국은 헬스케어 관련 IT 인프라 구축을, 프랑스는 자국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혁신, 제조, 임상연구, 정부와 산업계의 소통 활성화를 목표로 14개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중국은 의료기기를 포함한 10대 핵심사업을 선정하여 제조산업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이처럼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기기산업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의 유입이다. 그간 정부에서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출시를 위한 제도 개선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이 성장하는 의료기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와있다.

또한, 의료기기는 다양한 유통판매 경로를 갖기에 그 사이에 유통 폐해가 있었고 적절한 규제가 필요해졌다. 그 중 의료기관과 의료기기업체 사이에서 중개매매 역할을 하는 간납업체 문제는 조속히 적절한 법령 규제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공공보험인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질 좋고 저렴한 의료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 의료기기산업계 측면에서는 건강보험재정의 한계로 인해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면모를 박탈당하고 있다. 매년 이어지는 치료재료 보험가격 인하 정책은 기업의 이익이 줄고 제품 개발에 투자돼야 할 자원 마련에 어려움을 준다. 즉,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치료재료 일부가 별도산정 품목으로 풀리면서 3년간 3천억 원이 기업에 돌아가는 고무적인 사실이 있었으나, 여전히 의료기기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기준 마련과 적정한 수가 책정이 요구된다.

2015년 국내 의료기기 생산은 3천여 제조사가 5조 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중에 849개사가 190여 국가에 3조원을 수출했다. 의료기기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 실정상, 우리 기업에 수출은 쉽지 않은 도전이나 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의 판로 개척이 필수적이다. 그런 이유로 정부에서도 의료기기 수출마케팅 협의체 운영, 해외종합지원센터 구축, 해외 의료기기전시회 참가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므로 협력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의료기기를 주제로 하는 MICE산업 육성이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있어 기반이 될 수 있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전시사업(Exhibition)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독일 뒤셀도르프 의료기기전시회, 미국 시카고 방사선 의료기기전시회, 중국 상하이 의료기기 박람회는 도시를 대표하는 특색 있는 전시회로써 전 세계 의료인과 바이어를 수십만 명씩 끌어모으고, 부가적인 경제유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는 가서 파는 게 아니라 오게 해서 팔아야 할 때이다. 시기도 좋다. 매년 KIMES 의료기기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일대가 한국의 핵심 마이스산업 지구로 개발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산·학·연·관 의료계가 지혜를 모으고 계획을 세워 끊임없이 추진한다면 국민의 기대가 곧 현실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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