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일련번호 확인 의약품만 정산…반품 재고 급증
약국 무작위 반품으로 의약품유통업체 당혹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의약품 반품을 놓고 제약사와 약국 사이에서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이 일련번호 제도를 핑계로 반품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들은 의약품 반품 시 의약품 로트번호, 일련번호 등을 입력하지 않으면 반품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의약품유통업체-약국 등 의약품 흐름에 일련번호를 통해 확인된 의약품에 대해서만 반품을 받겠다는 것.

이는 제약사가 해당 의약품유통업체에 직접 공급받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반품할 수 없다는 취지지만 유통업체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인 약국의 반품을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

약국들이 일련번호와는 상관없이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 반품을 보내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중간에서 반품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

약국에서는 반품이 쏟아지고 제약사들은 반품을 까다롭게 받으면서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중간에서 반품 재고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 일부 제약사의 경우 정상적인 반품 시에도 공급가의 40~50%를 제하고 정산하거나 반품을 여전히 꺼리고 있어 의약품유통업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는 일련번호 핑계로 반품을 받지 않고 약국은 무작위로 반품을 보내고 있어 중간에서 난감하다”며 “이처럼 제약사들이 반품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의약품유통업체들의 반품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제도가 시행되면 유통업체들은 출고하지 않은 의약품의 반품 처리뿐만 아니라 기존 반품재고를 어떻게 처리할 지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법적으로 반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같은 유통업계의 반품 부담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반품 법제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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