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입장차 여전, 노조 전면 주중 파업 예고…업무 차질 전망

‘퇴직금 누진제’로 촉발된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사측과 노동조합이 갈등이 좁혀지기는커녕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협 행정직원 대다수가 22일 단체 휴가계를 내면서 사실상 노조는 주중 파업을 강행했지만 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 사측에서는 충분한 협상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더 이상 노조 측의 제안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노조 또한 이러한 사측의 결정에 추후 잦은 주중 파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의협 회무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텅빈 의협 보험국. 의협 노조에 가입된 직원 73명은 22일 단체 휴가계를 내고 23년 만에 준법 투쟁에 나섰다.

의협 노조에 가입된 직원 73명은 22일 단체 휴가계를 내고 23년 만에 준법 투쟁에 나섰다. 의협 사무국 전체 직원 99명을 감안하면 80% 이상의 직원이 자리를 비운 것.

앞서 노조 쟁의투쟁위원회는 임총을 통해 주중 파업은 물론 근무시간 외 업무메시지나 통화 등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4일 사측에 통보한 바 있다.

이날 출근자는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계약직 직원과 1급 이상의 국장급 고용직, 변호사, 회계팀 등 20여명에 불과했다. 의협 산하 6개 사무국 17개 팀에는 대부분 국장급 직원만 출근해 서류정리 및 회원 전화응대 등 팀원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 안양수 총무이사는 “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제안을 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최종제안은 유효하지만 노조가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출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임금 협상의 핵심포인트는 퇴직금누진제”라며 “사측은 퇴직금누진제를 폐지하고, 임금 5%, 일시적으로 2%의 현금보상으로 총 7%를 올려주는 최종안을 제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 이사에 따르면 노조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낮은 연봉의 경우 의협 1년 임금 총액이 50억인데 99명의 직원을 보면 평균 연봉은 약 5000만원으로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여기에다 호봉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2.2% 인상의 경우 지난 2008년 평가틀을 만들어 3년 전부터 적용해 최하위 10%는 해당되지 않지만 이미 올릴 직원은 다 올렸다는 게 안 총무이사의 주장이다.

안 이사는 “퇴직금누진제 폐지로 인한 직원들의 손실분에 대해 일시 보상금이나 연봉을 올려주는 제안을 했지만 노조 측에서는 미래의 직급까지 전부 계산해 보상을 해달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조의 투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으로 비노조원을 동원해 업무 공백이 없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는 퇴직금누진제가 폐지되고 일시적인 보상을 받는다고 한들 향후 20년을 근무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의협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임금인상은 2015년 1.5%로 한 번에 그쳤으며, 일상화 된 주말 근무에다 퇴직금누진제 폐지까지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노조 관계자는 “22일 노조 소속 직원들의 단체 하루 파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사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고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주중 전면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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