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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면허취소 의료법안 심의 잠정 중단‘아청법 개정안 논의 지켜보자’ 합의…아청법 페널티가 더 강해
 

 진료 중 환자와의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데도 의료인 성범죄에 의료기관 취업과 운영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의사 등 의료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의료법안 심의가 일단 정지됐다.

국회 보건복지위가 사실상 여성가족위의 아청법 개정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국회 등에 따르면 16일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대표발의, 의료인 면허취소처분 신설 및 면허 재교부 제한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 복지위는 의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에 상정되긴 했지만, 지난해 11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정부 대표 발의로 접수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아청법)이 논의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 발의로 제출된 아청법 개정안은 법원이 성범죄 판결 집행에 따라 의료기관 운영 및 취업 금지를 최대 30년까지 명령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 또한 인재근 의원과 비숫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는데, 국회 복지위에서는 여성가족부의 아청법 개정안과 복지위에서 처리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동일 선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같은 듯 다른 ‘아청법’과 ‘의료법’ 개정안

 현재 아청법이 의료인의 활동을 제약하는 방식은 법원이 의료인 면허와 상관없이 형량에 따라 의료기관 취업과 개설‧운영 제한을 명령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의료법 개정안은 성범죄가 확정됐을 경우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방식이여서 아청법의 집행 방식과는 차이를 보인다.

 둘 모두 의료인이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아청법 개정안이 의료기관 개설 시 성범죄 경력 조회를 요구하고 있고, 의료기관 취업자 등에게도 관계 기관의 장에게 성범죄의 경력 조회를 요청해야 하는 의무까지 부여하기 때문에 의료법 개정안보다 더 엄격하다.

 이에 반해 의료법에서는 면허 취소 사유와 함께 면허 재교부의 절차까지 함께 담았으며, 복지부 장관의 재량에 따라 그 기간 등의 조정이 있을 수 있어 한결 느슨하다.

 다만 강석진 의원이 의료행위 수행 도중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해 면허취소를 진행토록 한 반면, 인재근 의원은 의료행위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성범죄에 따른 면허취소를 진행토록 명시한 차이점이 있다.

 복지위에서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의료인이 받게 되는 페널티가 유사하기 때문에 아청법의 논의 자체를 보고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만약 아청법이 정부안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이미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을 사실상 포함하는 관계가 되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처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부 의원들이 간사 협의를 통해 성범죄 면허 취소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논의를 제지하는 분위기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청법’이 분수령

 국회에서는 결국 아청법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리고 있다.

 의료인에게 가해지는 페널티도 강하고, 특수한 직역의 처분을 다루는 것이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법적 관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료법을 포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료계는 국회 복지위가 아닌 국회 여가위를 향한 대응을 강화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여가위가 비례대표가 많고 법안 처리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특성이 강한 점을 고려해야 하고, 특정 직역 제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과연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시 할 수 있겠냐는 명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다.

 게다가 이번 아청법 개정안이 헌법재판소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및 기본권 제한을 이유로 종전의 아청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이후에 그 대안으로 대상자의 취업제한 등의 기간을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방식을 제시한 결과물이여서 무기한 계류 및 폐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국민들이 바라보는 의사 직능에 대한 인식이 기득권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의사들의 부당함 호소가 과연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납득이 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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