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에 정부가 조급함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아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는데 정부 스스로가 필요성을 계속해서 피력하고 있어서다.

지난 13일 국회에서는 성범죄 면허취소 등 의약 93개 법안을 복지위에 상정하고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를 점검하기 위한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날 가장 큰 화두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과 계획을 묻는 의원들의 집중 질의였다.

대다수 의원들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진엽 장관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기본적인 답변만을 반복했고 한숨 돌릴 찰나, 의약계 이슈 질의들이 이어졌다.

그 중 한 의원은 갈수록 심화되는 분만취약지역 해결방안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에 정진엽 장관은 산부인과 의사 및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력의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은근슬쩍 국립보건의료대학 카드를 꺼냈다.

정 장관이 직접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서 산부인과 등 기피과에 대한 인력을 늘리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후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과 관련된 특별한 논의가 회의장에서 오고가지 않아 정 장관의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이야기’는 머쓱한(?) 답변으로 남았다.

흡사 국정감사를 방불케 한 의원들의 질문에 꿋꿋하게 버티던 정 장관의 생뚱맞은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주장’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슬그머니 꺼내야만 했던 카드였을까.

의료계 현안 및 문형표 장관과 관련된 답변은 뜬 구름 잡는 대답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에 대한 계획은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말이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카드가 자신있다면 떳떳함을 먼저 갖춰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