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과 중복적 선택 이뤄지는 현 지불체계 개선 필요

일당정액수가제가 의료적 필요성이 낮은 경증 환자의 장기입원을 유도하게 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또 요양병원이 저비용 경증환자를 선별적으로 장기입원시켜 요양시설과 중복적 역할을 선택하는 상황은 불가피하게 만드는 현 지불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제언이 함께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부연구위원<사진>은 9일 열린 2017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분과회의에서 '진료비 지불제도에 따른 진료행위 변화 분석' 연구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권 부연구위원은 "일당정액수가제 도입 이후 지불제도 변화가 요양병원 입원환자 진료행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며 "분석자료는 건강보험공단의 표본코호트 DB를 이용해 2006년을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65세 이상 입원환자 청구자료가 있는 요양병원을 추출한 자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권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재원기간은 지불제도 변화 이후 증가했으며, 일당 진료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불제도 전환이 환자 재원기간에 미치는 영향은 환자 질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질환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질환에서 재원일수가 증가했으며, 의료필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치매 환자가 다수 분포한 정신 및 행동장애 질환군에서 재원기간이 증가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폐렴질환자와 일반급성기 병원의 폐렴질환자를 비교한 이중차분모형의 추정 결과에서 일당정액수가제 도입이 다른 지불제도가 적용되는 질환의 진료행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누출효과(spillover efect)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 입원 폐렴질환자의 재원기간은 크게 감소한 반면, 진료행위 가짓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형확률모형(Linear probabilty model)을 이용해 경증환자의 요양병원 입원확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지불제도 변화 후 경증환자의 입원확률이 증가했으며, 질환군별로는 정신 및 행동장애 질환군에서 경증환자의 입원확률이 증가해 지불제도 변화 이후 요양병원 진료에서 환자선별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정현 부연구위원은 "일당정액수가제가 가지는 경제적 인센티브, 그리고 실제로 요양병원의 진료행위가 지불제도 변화 이후 경제적 유인에 따라 변화하는 분석 결과를 볼 때 요양병원이 저비용의 경증환자를 선별적으로 장기입원시키면서 요양시설과 중복적 역할을 선택하는 상황은 불가피하다"고 정리했다.

이어 "요양병원의 본래 의료기능을 강화하고 요양시설과의 기능적 중복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행 지불 제도의 개편을 통한 제도적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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