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배워야할 공부 따로 있다'…끊임없는 학습·소통 강조

새내기 약사들이 사회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선배 약사들은 원론적이지만 지키기 어려운 '끊임없는 공부'와 '환자와의 소통'을 필수요소로 꼽았다.

지난 4일 휴베이스(대표 홍성광)가 대한약사회관 4층 동아홀에서 개최한 '초짜약사 탈출기' 강연에서는 4명의 선배 약사들이 나서 새내기 약사와 약대생을 위한 팁을 전했다.

휴베이스 '초짜약사 탈출기' 강연에 참석한 4명의 선배 약사들(왼쪽부터 고기현, 김민영, 정재훈, 이수엽 약사)

고기현 약사(이니스트바이오제약 마케팅부 이사)는 '영업사원에서 임원까지'를 주제로 약사면허 취득 이후에도 안주하지 말고 장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연했다.

고 약사는 "현대 사회는 하나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약사'라는 정체성 하나만으로 평생을 살아가기에는 부족하다"며 "주변 성공사례를 수집·분석하면서 장점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코닥의 경우 디카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성공할 수도 있었지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서 거의 망할 지경이 됐는데, 이는 약사사회의 또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며 "이웃의 약사보다는 편의점·드럭스토어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을 경쟁상대로 보고 조제와 판매를 넘은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약사(휴베이스 교육본부장·HBPLUS 기업부설연구소장)는 '연구소 이야기'라는 주제로 약사와 약국의 역할을 위한 개발연구사례를 소개했다.

휴베이스에서 공동연구해 지난해 경기약사학술제에서 대상을 받은 해당 연구는 '약사의 처방감사를 통한 처방수정 내역수집 및 사유분석'으로 약사업무, 처방감사, 처방수정, 비용절감을 키워드로 처방전 변경이 소비자의 부작용을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절감과 환자 치료효과 증대에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또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약국으로 수거되는 폐의약품 폐기 요인 분석 및 비용추정' 연구에서는 폐의약품 현황을 직접 확인하면서 의약품의 처방행태와 복약지도 가능성 등을 함께 확인했다.

김 약사는 "로봇조제기, 원격진료, 편의점 등 미래에 약사 역할이 줄어가는 가운데 연구소는 약사·약국의 역할을 재정리하면서 소비자(환자)가 원하는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며 "여러 진출 방향이 있지만 '약사'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약사 업에 대해 생각 안하고 미래 현상황에 불만만 하면 계속 정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 약사(휴베이스 대외협력 사업부 본부장)는 '새내기 약사였을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개국·근무약사 사례를 들어 학습과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정 약사는 "새내기 약사들 사이에 6년제 약대 졸업 약사가 4년제보다 훨씬 뛰어나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교육은 이미 배운 것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새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테면, 약국을 운영(근무)할 때에 환자가 안약의 올바른 사용법을 물어볼 때, 관장약을 어느 방향에서 놓아야하는 지 등 일반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기존 6년제 공부만으로는 알 수 없고 추가적인 투약정보를 꾸준히 공부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약국약사를 둘러싼 변화 중 가장 큰 점은 환자들에게 더이상 일방향의 '복약지도'가 아닌 소통하는 '복약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라 환자도 약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지식적 권위로 이를 누를 것이 아니라 일단 공감해야 접근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수엽 약사(검단미래안약국 대표약사)는 '당신은 얼마짜리 약사인가?'라는 주제에서 근무약사 생활을 전제로 새내기약사들의 적응을 위한 실질적인 팁을 제공했다.

이 약사는 "약사는 모든 이공계를 통틀어 광범위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적용해야 한다"며 "당장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진통제나 감기약 의료기기 부외품 등 내가 손안에 있는 제품부터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제품만 공부하면 너무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제품과 관련해 원료·공장·가공·유통까지 심도있는 공부를 통해 전문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에 대한 공부로는 약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추천했는데, 공부한 내용을 정리·기록할 것과 관련 내용을 환자에게 판매하는 과정, 피드백까지 거쳐야 실제로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도 부연했다.

이 약사는 "약국판매에서는 단순히 의약품 판매를 위한 선택형 응답('○○제품 □□□원입니다' 등 )이 아닌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환자가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공감을 위한 소통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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