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한지붕 두가족’ 신세가 된지 1년 4개월이 지났다. 이들의 집안싸움과 법적공방을 지켜보는 의료계는 이제 지겹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다.

산부인과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할 이들이 정상화는커녕 오히려 ‘타이틀 매치’를 벌이며, 루비콘 강을 건너고 있다.

과연 산의회의 정상화는 가능할까? 현재 (구)산의회와 (직선제)산의회의 분위기를 보면 봉합은 불가능해 보인다. 되풀이되는 주장과 해명에 회원들도 지쳐가고 있다.

법원의 임시회장 선출,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중재안 등 외부의 개입이나 중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두 단체는 나름대로 명분을 내세우며,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저 간보기에 그칠 뿐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통합이 아닌 한쪽이 무너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최근 산의회 집안싸움으로 번진 경기지회의 분열도 봉합을 위한 소통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경기지회장이 모르는 새로운 경기지회 창립과 새 지회장 선출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이는 (구)산의회에서 의사회 정상화를 위해 대의원이 선출되지 않은 서울, 경기, 강원 등 지회를 새로 구성해 대의원 선출하겠다는 복안의 일환으로 보이는데 꼼수에 불과하다.

결국 (직선제)산의회와 통합 없이는 진정한 봉합, 정상화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상호 간 소통을 하고 진정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할 때다. 산부인과의 현안은 첩첩산중이고 힘을 모아 합심에도 될까 말까하는 판에 ‘한지붕 두가족’은 아니지 않는가.

상위 단체에서도 할 만큼 했다는게 의료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개협에서는 의협 파견대의원 자격도 제한하면서 자율적 해결을 요구했고, 산부인과학회에서도 중재안으로 봉합을 유도했다.

심지어 법원에서도 임시회장을 선출해 자율적 정상화를 맡겼다. 이같은 외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분명 산의회 각 집행부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산의회가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산부인과의사회의 계속되는 반목은 결국 파멸을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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