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세동기 달아도 심장장애 불인정 안될 말'
부정맥 대국민 홍보에 주력

"멀쩡한 사람이 심장마비로 급사하고 제세동기를 달고 있어도 심장장애를 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입니다. 심장장애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장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초대회장(고대 안암병원 교수)은 앞으로 2년 임기동안 부정맥이 심장장애로 인정받도록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고대 안암병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심방세동 치료를 위한 ‘전극도자절제술’을 도입해 국내 최다 시술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장을 지내는 등 국내 부정맥 분야의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년간 대한심장학회 산하 단체로 있던 부정맥연구회를 지난해 말 정식학회로 출범시킨 주역이다.

김 회장은 부정맥이 심장장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는 심장장애 같은 기준이 너무 심부전 쪽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심장장애 기준을 보면 전부 부정맥이랑은 관련이 없어요. 부정맥 질환으로 심장마비가 오고 제세동기를 체내 삽입도 하고 하는데 심장장애로 인정되지 않는 거죠"

그는 "부정맥이 저변 확대를 못하다보니 부정맥 환자가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부당한 환경을 개선하는데 학회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부정맥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높이는 일이 부정맥 환자를 줄이는 첩경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외국에서 부정맥 질환 중 '심방세동 캠페인' 등을 통해 국민들이 알고 있을 때와 모를 때 치료결과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는 "'부정맥질환 알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제도개선을 위해서 홍보 등 사회적 홀동폭을 대폭넓혀가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부정맥을 아는 사회가 부정맥 환자가 줄어든다'는 외국사례에 대한 연구를 부정맥학회를 통해 진행해 정부당국에도 알리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심평원 관계자들도 부단히 접촉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부정맥 학술수준을 높이기 위해 부정맥 시술 각 대학병원과 협력해 우리나라만의 부정맥 자료도 공유하고 국제적인 논문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부정맥 학자들이) 그동안은 각자도생 하다시피 했다."며 "이제는 학회가 출범했으나 학회를 중심으로 다기관연구를 많이 해 국제적인 논문도 발표하고 해외 진출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가이드라인 제정 연구 TF를 설치해 부정맥치료지침을 마련하고 부정맥 관련 연구회의각 지회도 설치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부정맥학회도 보험과 정책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학회 리더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제세동기를 달고 있다면 당신은 언제까지 운전을 하지 마라. 운전을 언제 후에는 해도 된다'고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국내 제세동기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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