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병의원들이 진료예약 부도(노쇼, No-Show) 환자들 때문에 골치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해 11월 127건, 12월 145건의 예약 부도를 겪었다고 전했다. 진료 예약을 해놓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혹시 다음 순번의 환자에게는 기분 좋은 일일지 몰라도 예약부도가 정상은 아니다.

당장의 순서가 꼬이고 공석이 생기는 만큼 병원도 피해를 보지만, 예약이 꽉 차 진료 기회를 놓친 다른 환자에게도 불이익이 간다.

개원가도 준비한 치료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피부과 등에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병·의원에서는 미리 전화나 문자메시지 및 SNS로 예약 상황을 귀찮을 정도로 수시로 확인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나만 편하고 보자는 얌체족들 때문에 감당해야할 사회적 비용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들은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혔다는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는데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위약금을 부과하자는 얘기도 들린다.

예약을 여러 번 어긴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함부로 제재를 가할 때 거부감을 느끼고 의료기관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퍼트리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노쇼 예방책으로 ‘패널티’보단 ‘인센티브’가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할만 하다.

예약을 성실하게 지킨 고객들에게 할인이나 부가 혜택을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약속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국민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하는 행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타인에게 전가된다.

노쇼의 최고 해결책은 스스로 예약 취소의 무거움을 인식하는 것으로 중요한 에티켓임을 알고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노쇼의 피해는 반드시 누군가의 몫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을 되새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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