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위 3차 청문회…불출석·위증·불명확한 답변 등 난항

'시술자는 모르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시술이 있었던 것으로 좁혀졌다'

'비선진료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국민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증인들의 불출석과 거짓말, 명확하지 않은 답변 때문이다'

국회 특별위원회 손혜원 위원(더불어민주당)과 김성태 위원장(새누리당)이 지난 14일 진행된 '제3차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사진>'에서 각각 발언한 이같은 발언은 이날 청문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손 위원은 "오늘 특위에서 7시간동안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추궁하는 것은 대통령이 머리를 했는지, 주사를 맞았는지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는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조여옥 전 간호장교 등 3명 불출석

3차 청문회에서는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와 이영선·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불출석해 특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안민석 위원(더민주당)은 조여옥 전 간호장교의 출석거부로 지난 2014년 4월 16일 대통령 시술 의혹이 좀더 굳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동행명령서 발부를 건의했다.

그러나 특위는 조 전 간호장교가 해외에 있어 시간상 동행명령장 제출은 이뤄지지 못하고 22일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의결시켰다.

또 이영선·윤전추 전 행정관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동행명령장이 제출됐으나, '연가'를 사유로 출석이 이뤄지지 않아 이러한 행태가 비판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필러시술 받았나? 시술자는?

13시간이 넘는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오랜시간 집중적으로 확인된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시술을 받았는 지여부와 시술자에 대한 부분이었다.

오전·오후에 걸쳐 다수 위원들이 각각 박 대통령의 얼굴에 피멍이 든 사진을 보여주면서 김영재 원장에게 시술을 했는지를 물었으나, 김 원장은 시술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청문회 과정에서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멍을 보고 필러일 수 있다고 추측하는 진술을 했으며, '실리프팅 시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수도 있다고 답변해 시술 가능성이 확인됐다.

또 다수 위원들이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가 세월호 사건 당일 의료용 가글을 관사에 전달한 점을 확인했는데, 손혜원 위원은 성형외과의 자문을 통해 의료용 가글이 코나 입주위에 필러 시술 후 자주 사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술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모든 증인이 '알 수 없다', '시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으며, 그 가운데 의학적 시술이 가능한 김영재 원장과 조여옥 전 간호장교가 주 시술자가 아니냐는 의심됐다.

여기에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실시했던 혈액검사와 관련해 김 전 자문의를 비롯해, 이병석 대통령 전 주치의도,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도,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도 몰라 비선진료 과정의 불투명성이 지적받기도 했다.

김영재 원장·와이제이콥스메디칼 특혜 조명

김영재 원장과 와이제이콥스메디칼(부인 박채윤씨 운영)의 특혜도 조명됐다. 김 원장은 비선의료의 한 부분으로 관저를 방문하고 서울대 외래교수 위촉,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등 활동, 15억 규모 산업부 지원 등을 받았으며, 와이제이콥스도 중동 진출과 관련한 특혜가 있었던 것이 지적됐다.

윤소하 위원(정의당)은 관계도를 공개하면서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진 의료농단 사태의 중심에 김 원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와이제이콥스의 해외진출을 막았다는 이유로 조원동 전 경제수석과 의료컨설팅회사 이현주 대표가 보복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김 원장은 이 대표의 현장 증언이 틀린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와이제이콥스가 해외관련 영문자료나 영어홍보가능한 직원이 없어 해외진출이 적합치 않다는 의견을 낸 이후 2015년 3월 'VIP의 중동시장 진출을 망치는 사람'이라는 모함이 돌다가 4월부터 강도높은 세무조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김영재 원장은 본인이 받은 특혜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말도 안 되는 특혜라든지는 아니고 산자부 지원은 공고를 통해 이뤄진 일이며, 중동진출건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제안서를 제출하는 내용 등이 생략되고 의혹이 제기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유섭 위원(새누리당)은 김 원장이 최순실을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136회에 이르는 진료한 것을 의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으며, 김성태 위원장도 재활용된 제품을 조작해 15억원의 산업부 보조금을 타려 한 행위가 국가 보조금 사기죄에 속할 수 있다는 의원 의견을 반영해 향후 진행될 특검에서 명확히 답변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엇갈리는 진술, '위증 심각한 수준'

김영재 원장·박채윤 대표 소개와 관련해 대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의 증언도 엇갈려 혼란을 줬다.

서창석 원장은 이임순 교수의 소개로 김 원장 부부를 알게 됐다고 진술한 반면, 이임순 교수는 소개한 적이 없고 김 원장을 처음 봤다고 말해 상충된 모습을 보였다. 김 원장도 이 교수의 소개를 받은 적이 없으며 바로 서 원장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위원(더민주당)은 최순실이 측근에게 거짓지침을 지시하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면서 김 원장·이 교수에 대한 지시를 의심하기도 했다.

서창석 원장과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의 진술도 서로 엇갈린 부분이 있었다. 서울대병원의 와이제이콥스의 리프팅 실 지원에 대해 오전 서 원장은 오 전 원장(당시 원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진술을 들은 오 전 원장은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사안을 추천한 것이 병원연구부원장 방영주 교수와 서 원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증언 중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청문회에 참석할 증인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청문회장에서 나와서 진실을 말하라. 진실을 말할때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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