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학제 토론회…'시급한 개선 필요'-'이제 논의해보자' 온도차

학계가 한 목소리로 현행 '2+4 약대학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주무 부처인 교육부 반응은 미지근했다.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초과학 육성과 약대학제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이같은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계에서는 2+4 약대학제에 대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점을 표현하면서 학제개편을 요구했다.

경북대 생물과학부 이현식 교수는 "경북을 포함해 부산, 전남, 충남 등 여러곳에서 화학 및 생물분야 학생의 40% 정도가 이탈하하고 있는데, 이중 휴학 인원도 있지만 약대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80~9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의를 진행하는데 학년이 바뀔때마다 전년도의 학생이 아닌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정도로 자연과학분야 이탈비중이 크다"며 "심도있게 가르쳐야하는 기초과학을 얕게 가르쳐야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 시점에서 약대 2+4는 굉장히 맞지 않아 대학강단에서 굉장한 혼란이오고 있고, 기초과학 대학원의 문제원인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약대에서는 반드시 1학년때부터 선발해서 교육할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에서는 약사의 고령진입과 인력부족 등을 중심으로 현행 약제개편을 이야기했다.

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은 "2+4체제의 6년제 시행 후 산업분야에서는 약대 졸업생이 업체를 들어오면 30세를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마저도 4년제 때보다 약사 출신 지원자가 줄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부회장은 "제약사산업은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제약이 꼽히는 만큼 그 안에서 일할 약학전공자들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어린 나이에 제약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통합 6년제 도입이나 4+2로 학생이 원하면 4년 공부 후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학계에서는 통합 6년제 적용으로 인한 교과과정 유연화를 강조했다.

연세대 약대 한균희 학장은 "6년제가 되면 기존보다 더 유연하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커리큘럼을 준비했지만 실무실습기간 1년을 빼면 실제로는 3년안에 모든 교과 과정이 들어가야 한다"며 "바이오·제약산업이 국가의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반영하기도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학장은 "통합 6년제로 2년도 약대에서 관리한다면 1학년 때에 융합형소통교육과정을 보낸다 해도 2학년 전공개설을 통해 3~4학년때 활용되는 최대 8과목까지를 앞당겨 가르치면서 산업 분야가 포함된 미래형 약학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양태희 회장(충남대 약대 5학년)은 "현행 체제에서 사교육비 부담 증가와 등으로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약대생 대상 설문을 통해서도 통합 6년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약사의 개국가 쏠림 현상은 산업육성과 타분야 약사 처우개선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관망적·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온도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김형기 서기관은 "오늘 현행 약대 학제와 관련한 여러 분야의 말에 공감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제약산업과 연결되는 현재의 약대 학사제도로 인력 수급이 쉽지 않다는 등의 내용을 인지한 만큼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토론회 참석자는 김 서기관에게 "약대학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5~6년 전부터 열심해했는데 교육부는 타임프레임을 어떻게 갖는가"라고 질문하면서 "지속 적 논의를 얘기했는데 1만명 가까이 학원에서 떠도는 학생과 기초과학 분야의 피해가 아직까지 겉의 문제고 다른 분야와 함께 봐야할 문제인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형기 서기관은 "질문 내용은 이해하겠지만, 이자리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통합 6년제를 어떻게든 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그 시점부터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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