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그동안 우리사회와 의료계에서 원격의료를 둘러싼 논쟁은 ‘원격의료’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둘러싼 논쟁은 기능적 논쟁이라기보다는 그 본질과는 거리가 먼 논쟁을 하였다.

즉, 원격의료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본질적인 논쟁보다는 ‘의료민영화’ 등의 사회적인 담론으로 포장되어 그 기능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첨단 ICT를 기반으로 원격의료에 대한 다양한 지식기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소모적인 도입 논쟁으로 10년간의 세월을 허송하였다. 그동안 다른 국가들은 ICT 이용을 통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의료비용 절감과 진료접근성 향상 수단으로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모습은 우리와 대비된다.

국토가 부산시 규모인 싱가포르에서도 인구고령화에 대비하여 진료권역으로 나누어 지역주민들의 건강향상을 위해서 원격의료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고령사회를 대비하여 ICT를 통한 원격의료를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사회도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틀을 실사구시(實事求是) 입장에서 재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원격의료를 화상진료를 대체진료의 관점에서 찬반논쟁만 가열시켜 왔다. 하지만, 이제는 진료의 보완제적인 수단으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의료계에서는 국내 원격의료는 진료여건이 외국과 다르고, 환자 안전과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해결되지 않아 원격진료 도입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 주장은 원격의료를 화상진료 기능으로 동일시 한다면 틀린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6%에 불과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진료 보완적인 원격의료를 도입하여 만성질환자를 관리와 진료접근성을 증대하고 있어 이제는 인식 틀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에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헬스(mHealth)의 높은 활용도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벌써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관련 어플리케이션들이 나와 있고 그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예로서 모바일헬스를 통한 투약 및 예방교육이 활용되고 있고, 감염성질환의 추적에 개인 모바일폰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에서 만성질환자관리에 원격의료와 모바일헬스가 활성화 된다면 향후 진료 및 임상연구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에서도 원격의료와 관련 의료계의 불신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노력과 원격의료의 보완적인 기능에 대한 추가적인 수가개발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유럽, 일본 등 고령사회를 겪고 있는 선진국에서 원격의료기술을 통한 노인 및 만성기질환자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나선 것이 얼마 되지않고 기술적인 격차가 작아 지금부터 시작하더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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