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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체계 개편 추진
▲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우리나라 응급실은 오랫동안 병원도 의료진도 환자도 기피하는 공간이었다. 24시간 운영해야하나 수익이 낮다보니 병원에서는 ‘환자 보호자가 원장실로 난입하지 않을’ 수준으로만 응급실에 시설·장비·인력을 투입했다. 의료진은 높은 업무강도, 반복되는 야간·휴일 당직 때문에 응급실 근무를 기피했다. 환자 입장에서도 복도 바닥까지 간이침대가 깔려있고 의자에도 대기 중인 환자가 가득한 응급실에서 2~3일 머물러야 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러다보니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야간·휴일 응급실을 지키는 것은 전공의들이었으며, 전문의 진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응급실 간호사 중 응급실 근무경력이 3년차 이상인 경우는 32%에 지나지 않았다. 심야시간 등에 중환자실이 없거나 수술팀이 없어서 3개 이상의 병원을 떠도는 중증응급환자가 매년 5천 명씩 발생했다.

재정을 더 투입해서 응급의료를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했다. 그러나 재정부담만 늘어나고 응급의료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복지부에서는 응급의료 서비스의 개선을 담보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로, 제도개선을 통해 중증응급환자 진료인프라를 확충하도록 했다. 전국 어디서나 1시간내 도달할 수 있도록 생활권 중심으로 응급의료 권역을 개편하고 현행 20개소의 권역응급센터를 40개소로 확대했다. 권역응급센터에는 24시간 응급의학전문의가 상주하며, 응급수술팀이 가동되고, 응급중환자실이 운영되도록 강화했다. 또한 응급실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 격리병상 확보도 의무화했다.

두 번째로, 건강보험 등에서 매년 1700억 원을 추가 투입하는 응급의료 수가개선안이 3차례에 걸쳐 건강보험 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되었다. 권역응급센터 시설·장비·인력의 확충, 지역 내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할 법률상 의무 등에 대해 적정하게 보상하기 위함이다.

권역응급센터에 무조건 수가보상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응급의료 서비스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응급실 진찰료는 기존 진찰료의 2배이지만 전문의가 진료해야 산정된다. 입원료 성격의 응급실 관찰료가 신설되지만 간호등급제가 적용되어 인력을 더 확충해야 한다. 응급환자를 24시간 이내 수술·시술해야 50% 추가 행위가산이 적용되며, 중환자실 예비병상을 확보해야 입원료의 60% 수준인 응급중환자실 관리료를 추가 산정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응급의료기관 평가가 개편되고 강화될 예정이다. 응급의료 시설·인력 확보규모, 응급실 과밀화 정도,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책임진료 여부, 응급실 감염예방체계, 24시간 검사·시술 실행여부 등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매년 평가할 계획이다.

응급의료기관 평가의 결과에 따라 다음연도 응급의료관리료 등 응급의료수가가 가감된다. 또한 평가결과 최소기준을 충족해야 다음년도에 응급수가를 산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감염의심환자는 응급실 진입전 선별하고 격리병상에서 진료받게 된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달빛 어린이병원’ 등 야간·휴일진료기관을 확대하고 24시간 이상 응급실 체류를 금지하는 등의 정책도 추진될 계획이다.

모든 제도와 재정적 뒷받침은 일선 의료기관에서 더 나은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경증일 때는 중소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등 응급의료 개선을 위한 국민들의 동참도 중요하다. 일선 의료기관들이 이번 계기를 통해 응급의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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