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고혈압은 친숙한 질병 중 하나다. 드라마 속에서 충격적인 소식에 “아이고, 내 혈압이야” 하며 뒷목 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자주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죽하면 은행, 주민센터 등 건강과 크게 상관이 없는 듯 보이는 장소에서도 우리는 혈압측정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실제 2014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고혈압 환자는 9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유병률은 30%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 60세 이상 2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 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친숙하지만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되는 질병,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분석해보자.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 1조2000억 규모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치료제 지속 성장 예상

■ 고혈압 치료제의 종류

혈압은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으로 나뉜다. 수축기혈압 120mmHg, 확장기혈압 80mmHg 미만일 때가 정상혈압으로 정의한다.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 90mmHg 이상일 때다. 이때부터 고혈압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데, 만약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우선적으로는 생활습관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 후에도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치료제를 써야 한다.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뇨제: 이뇨제(diuretic)는 심부전 및 수축기 단독고혈압에 사용된다. 이뇨제는 수분과 염분을 신장을 통해 체외로 배설하는 것을 촉진한다. 순환혈장량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는 원리다.

다만 베타차단제와 병용하면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이 있어 비만환자나 당뇨병 발생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베타차단제: 베타차단제(β-blocker)는 협심증, 심근경색, 빈맥성 부정맥을 동반한 경우 추천되는 약물이다. 심박수가 높고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2~3도 방실 전도장애, 말초혈관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혈당 및 지질 대사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노인, 혈당 상승, 당뇨병 환자,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투여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칼슘차단제: 칼슘차단제(CCB)는 혈관 평활근 세포막 위에 존재하는 칼슘채널에 선택적으로 결합, 혈관 평활근 및 심근세포로의 칼슘유입을 억제하고 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장시간 작용형 칼슘차단제가 추천되며 속효성은 빈맥을 초래할 수 있어 투여하면 안 된다. 변비, 방실전도장애와 심근수축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방실차단 및 수축기 심부전증 환자에게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고 고령 환자에서 베타차단제와 병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안지오텐신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안지오텐신차단제(ACEI/ARB)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콩팥기능 장애가 진행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다. 좌심실비대와 죽상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당 및 지질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고령 환자나 탈수 상태의 환자에게 투여할 때는 초기에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태아에 해롭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금기이며 혈관부종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주요 고혈압치료제 제품 비교
구 분노바스크트윈스타 올메텍(세비카)
성분명암로디핀베실산염암로디핀베실산염/텔미사르탄올메사탄메독소밀(올메텍)
암로디핀/올메사탄(세비카)
암로디핀/올메사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세비카 HCT)
제조사화이자베링거인겔하임한국다이이찌산쿄
적응증1. 고혈압, 관상동맥의 고정폐쇄(안정형협심증) 또는 관상혈관계의 혈관경련과 혈관수축(이형협심증)에 의한 심근성허혈증

2. 최근 혈관조영술로 관상동맥심질환이 확인된 환자로 심부전이 없거나 심박출량이 40% 미만이 아닌 환자의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성을 감소
-관상동맥 혈관재생술에 대한 위험성 감소
텔미사르탄 또는 암로디핀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본태성 고혈압의 치료(올메텍)
올메사탄 또는 암로디핀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세비카)
암로디핀과 올메사탄의 복합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세비카HCT)
약가5mg 366원/정
10mg 501원/정
40/5mg, 40/10mg 796원/정
80/5mg 1053원/정
20mg 416원/정(올메텍)
10/20mg 752원/정(세비카)
5/40/25mg 999원/정(세비카HCT)

고혈압 복합제 46%-단일제 54% 차지
단일제 중 최다 사용 약물은 ARB제제

■ 고혈압치료제 시장 현황

현재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처방액(UBIST)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조 200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시장은 더욱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고혈압 치료제는 단일제와 복합제가 거의 반반씩 양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복합제가 46%, 단일제가 54% 차지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하지만 복약순응도 면에서 장점을 가진 복합제의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며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가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이를 한 알에 담은 복합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단일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ARB제제다. ARB제제의 시장 규모는 약 3300억원이며, ARB에 이뇨제 또는 CCB를 추가한 복합제 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단일제 중 대표적인 ARB 제제의 시장현황을 보면, 2015년 기준 로사르탄 제제가 가장 많은 70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어서 발사르탄 제제 354억원, 미카르디스 제제 287억원, 올메텍 제제 285억원, 디오반 제제 263억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16개 ARB 제제의 총 합계는 2015년 3294억원 규모다.

단일제 중 ARB 제제에 이어서는 CCB 제제가 눈에 띈다. CCB 제제 중 가장 선두에는 노바스크가 있다. 노바스크의 처방액은 2015년 기준 549억원에 이르고 있다.


복합제 시장에서는 ARB 제제에 CCB제제를 결합한 복합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고혈압 치료제로 가장 친숙한 ‘트윈스타’ ‘아모잘탄’ ‘엑스포지’ ‘세비카’ 등이 모두 ARB/CCB 제제이다. 2015년 기준 ARB/CCB 제제의 시장 규모는 4643억원 규모다. 트윈스타가 914억원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세비카와 세비카에 이뇨제까지 결합한 세비카HCT를 합치면 719억원으로 트윈스타를 뒤쫓고 있다.

복합제 중에는 고혈압 제제에 고지혈증 치료제를 섞은 제품들도 눈에 띈다.

화이자는 자사 제품들인 ‘노바스크(암로디핀)’와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결합한 ‘카듀엣’을 통해 2015년 21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시장서 ARB기반 복합제 성장

■ 고혈압치료제 시장 전망

향후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ARB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ARB 단일제제 ARB/이뇨제, CCB 시장은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특별히 고혈압 치료제 신약을 준비 중인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나온 제품들이 시장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고, 현재 제품들의 효능이 충분히 검증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만 복합제 분야에서 기존 충족하지 못했던 요구를 담아낸 복합제 개발에 대한 여지는 남겨져 있다.

■ 고혈압치료제 주요 제품 비교

노바스크, 고혈압 치료 대명사 장기임상서 효과·안전성 입증

▲노바스크(암로디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RB 제제가 아닌 CCB 제제이면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단일제다. 1990년 국내에 출시된 노바스크는 5년 만에 고혈압 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최초의 전문의약품이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노바스크가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지난 25년간 60만명 이상의 관상동맥심질환, 심장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협심증 등의 다양한 환자들이 참가한 약 800여 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노바스크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강점은 복용의 편의성이다. 노바스크는 최종 혈장배설 반감기가 약 35~50시간으로 1회 복용으로 24시간 활동혈압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노바스크는 노바스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노바스크구강붕해정과 노바스크에 발사르탄을 결합한 노바스크 브이까지 출시하며 폭넓은 치료옵션으로 아직까지 많은 의료진과 고혈압 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윈스타, 최다처방액 기록 중 심혈관 보호 첫 입증 ARB제제

▲트윈스타: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 중인 블록버스터다.

2016년 1분기 원회처방액을 봐도 전체 전문의약품 중 리피토, 비리어드, 바라크루드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할 만큼 베링거에게는 효자 제품이다. 트윈스타의 원외처방액은 23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오는 8월 PMS(시판 후 재심사)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는 제네릭들의 공세가 거셀 예정이다.

트윈스타는 고혈압 치료제 중 최대 규모의 ARB outcome 연구인 ONTARGET을 통해 심혈관 보호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ARB 제제다.

임상 연구를 통해 미카르디스(트윈스타의 주요 제제)는 24시간 이상 지속적인 혈압강하 효과와 함께 혈압 상승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가장 최적의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메텍, 국내 대표적 ARB제제 3제 ‘세비카HCT’ 점유율 높여

▲올메텍: 한국다이이찌산쿄 역시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다. 지난 2005년 올메사탄 제제인 올메텍이 출시된 후 2009년에는 세비카, 2013년에는 세비카HCT를 통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메사탄의 가장 큰 강점은 고혈압 강하 효과와 함께 당뇨병 환자에 대한 심혈관 위험성 감소 효과, 동맥경화예방 가능성 등을 입증한 많은 연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올메사탄과 암로디핀 고정 용량 복합제의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연구를 통해 우수한 강압효과와 높은 목표혈압 달성률은 물론 한국인에게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또한 국내 ARB 계열 중 치료제 크기가 가장 작은 점과 올메텍 10mg에 이어 세비카HCT 10/40/12.5mg까지 총 10개의 용량을 보유, 고정된 용량만을 복용할 수밖에 없는 복합제의 단점을 해소했다는 점도 하나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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