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기회의 땅’ 이란의 문이 다시금 활짝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짧은 이란 순방을 마치고 4일 오전에 귀국했다. 금번 순방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처음 이루어졌으며, 236개사 500여명으로 이루어진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특히, 보건의료분야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대학교병원, 한국제약협회 및 의료기기산업협회 등 26곳이 참여했다.

◇이란, 경제규모 세계 17위…‘기회의 땅’ 주목= 이란 시장은 지난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가 공식적으로 해제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란의 인구는 8000만 명이 넘는다. 경제규모 세계 17위이며, 국내총생산은 3861억 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6183억 달러)에 이어 중동 2위이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매장량 세계 4위에 해당하는 등 천연자원도 풍부한 경제 대국으로 꼽힌다. 그동안 경제제재 여파로 침체된 보건의료분야의 지출이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이란은 낙후된 보건의료서비스를 재건하기 위해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와 의료개혁계획(Health Transformation Plan)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 의료 인프라 구축에 20조원 투입= 또한, 향후 5년간 병원 20개(8만 병상), 종합 암센터 13개 포함 235개 암센터, 응급의학센터 750개 등 20조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제약분야에서는 자국 내 생산이 불가능한 항암제와 혈액제제 수입이 늘고 의료보험 재정 안정화정책으로 제네릭 약품수요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이란의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8억 5000만 달러(2014년 기준)에 달하지만 기본적인 병원 소모품 외에는 내수생산량이 적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수입의료기기에 의존하고 있다.

2014년 이란 정부의 종합병원과 암센터 건립계획 발표로 하이테크 의료기기 및 영상진단기기의 수요가 대폭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가 이란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의 보건부는 공중보건, 의학 연구, 병원 건립, 제약 및 의료기기 등 모든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한국의 의료기술이 이란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튼실한 지원 토대를 마련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시간)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한-이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양국 의료·제약 등 다양한 분야서 MOU 체결=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인도까지 이란 시장에 대한 투자 추진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이란 보건부 및 사회보장공단과 건강보험시스템 구축, 건강보험서비스 개선 컨설팅 협력 등을 내용으로 MOU를 체결하여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시스템 수출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분야 에서도 6개 대형병원 설립, 7건의 제약·의료기기 수출 계약 및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양국의 민간교류 또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부문도 병원 6곳 설립제약 등 수출 MOU=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정상순방에서 보건의료분야의 경제적 성과는 향후 5년간 약 2조 3천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4조원 대 기술수출과 셀트리온의 미국 FDA 허가, 서울대병원의 성공적인 UAE 병원 위탁운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기술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미래 먹거리 창조를 위해 바이오헬스 7대강국을 핵심 목표로 정하고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년 6월 의료 해외진출법 시행을 계기로 유망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최대 1250억 원 투자 가능한 펀드 활용을 극대화하고, 금융 및 세제 지원방안 마련하고 있다. 또한,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의료기관에게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을 위해 1억 원을 지원(연간 10∼12개 기관)하고 있다.

◇정부, 컨설팅·네트워크 구축 등 해외진출 적극 지원= 앞으로 분야별·해외지역별로 민간전문가 풀을 구성하여 상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재외공관과 코트라 해외무역관과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해외진출을 돕도록 할 것이다. 특히 지방·중소병원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란은 1960~70년대 중동건설 붐의 현장이었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곳이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이 이란을 교두보 삼아 ‘제2의중동 붐’을 일으키고, 양질의 청년일자리와 막대한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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