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지난 2015년은 120년 제약산업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해였다.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시장, 제네릭 중심의 과다경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신약개발 수출이라는 큰 성과와 함께 창조경제를 견인할 미래 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랜 노력과 수고로 이제 싹을 틔운 제약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산업체에서 일하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릴레이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제약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주기 밀착 상담 통해 개발 지원= 식·의료제품의 허가심사 등 과학적 안전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제품화의 관문에 있는 잠재력 있는 원천기술을 신속하게 제품화로 연계하여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세계인의 건강에 사용되는 글로벌 신약 등 의료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부터 허가까지 전주기적 지원을 할 것이다.

이런 전주기적 지원을 시작한 것은 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때 식약처는 경험 많은 평가원 심사자들로 구성된 ‘바이오시밀러 실용화 지원 민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품질, 비임상, 임상시험에 전 분야에 걸쳐 밀착 상담을 제공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평가원의 허가는 단지 국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이 참조하는 국제적인 표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평가원은 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의약품 ‘팜나비(PHARM NAVI)사업’, 바이오의약품 ‘마중물사업’, 의료기기 ‘융복합신개발 의료기기 범부처 협력사업’ 등 각 분야별로 지원사업을 체계화하여 수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의약품 ‘팜나비사업’의 대상을 개발초기 단계제품에서 제품화가 임박한 품목 등에까지 확대 적용하고 ‘해외규제정보방’을 통해 국제규제현황을 신속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 ‘마중물사업’ 에서는 줄기세포·재생의료와 관련된 분야 국가 R&D 연구과제에 대해서도 식약처 전담컨설턴트를 지정하여 개발 상담을 제공할 것이다. 의료기기기 ‘범부처 협력사업’의 경우에도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다기관 협력을 통한 신개발 의료기기 허가도우미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국제기준 선도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 평가원은 그동안 국내 의약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해 왔다.

2013년부터 국제의약품규제자포럼(IPRF) 바이오시밀러 실무그룹 의장국을 맡아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 그룹으로서 입지를 견고히 하였다. 또한 APEC 규제조화센터(AHC) 사무국 및 의료기기 AHWP 의장국 활동 등을 통해 다자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국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함은 물론, 국가 신인도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약품품질위원회(EDQM, 2010), 미국약전위원회(USPC, 2011), 독일연방생물의약품평가원(PEI, 2013) 및 헬스캐나다(2015)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준규격, 표준품, 허가심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 정보를 교류하며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백신 등 의료제품 공급을 위한 WHO 사전적격성인증(WHOPQ) 심사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계에 실질적인 기술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제활동은 국내개발 신약과 백신의 해외수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평가원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해외에서도 인정될 수 있도록 허가심사 기준의 국제조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국제기준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규제당국 및 국제기구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비관세 장벽을 낮추어 원활히 신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과학적 지원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ICH 정식 회원국 가입을 추진하여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계획이다.

◇허가심사 투명성·예측 가능성 제고= 마지막으로 허가심사에 대한 투명성 및 예측가능성을 향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평가원은 품목허가 시 검토한 자료에 대한 심사결과 공개를 선진국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영문심사결과를 공개함으로써 해외 허가 획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제의약품규제자포럼(IPRF) 바이오시밀러 실무그룹을 통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심사결과공개 양식 및 바이오시밀러 심사 과학적 지침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허가 신청자가 품목허가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심사과정 중 및 허가 전 신청한 제약사 등과의 미팅을 공식화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바이오의약품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할 예정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줄탁동시가 필요한 것처럼 국민의 건강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이자 경제 성장의 핵심인 바이오헬스산업의 질적발전을 위해서는 산업계, 정부, 의료전문가 등 모두의 노력과 협업이 필요하다. 평가원은 산업, 의료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규제를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역량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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