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주 교수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지난여름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만 씨가 출연하며 그 간 잊고 있었던 ‘종이접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필자도 어린 시절 ‘종이학 접기’에 열중했던 세대인지라 이 같은 추억의 복고 바람이 반갑기만 하다. 실제 ‘종이접기’는 직접 자신의 눈과 손을 이용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기에 늘 스마트폰이나 게임기에 집중하던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소근육이 발달 된다= 아동기의 뇌 발달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는 언어발달, 대근육발달, 소근육 발달 등이 있다.

특히, 손을 사용하는 소근육 발달이 매우 중요한데, 손을 많이 사용할수록 뇌의 신경망이 더욱 정교하게 발달하여 뇌 발달 촉진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종이접기를 하면서 눈과 손의 협응이 일어나는데, 이 협응은 또한 아이들의 뇌발달 여부를 판단하고 뇌발달을 촉진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또한, 소근육 발달은 단추 채우기, 신발 끈 묶기 등의 정교하고 섬세한 작업을 하는데 기초가 되어 아이들의 일상생활능력을 향상시키고, 인지 발달 및 학습 능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중력과 인내력 향상= 한편, 요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영역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다. 그런데, 종이접기는 완성할 때까지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단계를 차곡 차곡 밟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집중력과 인내력, 과제집착력 등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해력·기억력 강화= 종이접기는 종이접기 매뉴얼을 보며 어떻게 접을지 순서를 생각하면서 기억하고, 이 방향, 저 방향 돌려 보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과정 내내, 어떤 모습으로 완성이 될지 머릿속으로 그려 보는 일련의 과정이 통합되어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동의 이해력, 사고력, 공간지각력 등의 발달한다.

◇아동의 창의성 향상= 종이접기에는 삼각 접기, 방석 접기 등 여러 가지 기본 종이접기법이 있고, 이를 다양한 형태로 응용하게 된다. 이 과정이 아동의 상상력 및 창의성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종이접기를 하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창작의 기쁨을 느끼는 것은 창의성 향상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색감을 향상 시킨다= 종이 접기에 사용하는 색종이는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색채뿐만 아니라, 파스텔 색채를 비롯한 매우 다양한 색의 종이들이 나와 있어서 색채감각 및 색깔에 대한 인지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최근의 색채 연구에서는 색감과 아이들의 심리가 연관이 되어 있다는 보고가 많은데, 색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나 성향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정서적 안정에 도움= 종이접기는 아이들의 발달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종이 접기 과정에서 어른들의 칭찬을 받거나 창작의 뿌듯함을 느끼는 것은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종이접기라는 행위가 단순히 접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상호작용 및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어릴 때 딱지치기를 하기 위해 딱지를 접으면서 시작되는 종이접기 완성품은 아이들의 놀이에 쓰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학이나 꽃 등을 접으면서 본인의 마음과 정성을 표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친구들과 혹은 어른과 같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종이접기를 하거나, 종이접기를 하면서 거기에 맞는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 또한 상호작용을 촉진시키고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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