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영
-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지난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한국에서 제안한 ‘의사 방송출연 가이드라인’ 결의문(일명: 쇼닥터 결의문)이 최종 통과되는 쾌거가 있었다.

이번 사안은 한국에서 최초로 세계의사회에 제안한 안건이면서, 최단 6개월 만에 통과하였다는 큰 의미가 있다. 그만큼 쇼닥터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각국의 공통 관심사였던 것이다.

의학적 근거가 적거나 없는 내용을 전파력이 높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사실 인양 홍보하는 일은 전문가인 의사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는데 전 세계 의사들이 공감한 셈이다.

지난 1947년 27개 국가로 발족된 세계의사회는 현재 111개 국가의 대표 의사단체가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세계의사회는 의사들의 진료현장에서의 독립성 유지 및 의료윤리, 의학교육, 근거에 기반한 의학 등을 통하여 인류애와 인류의 건강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세계의사회의 헬싱키 선언은 196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채택되었으며, 현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연구에 있어서 지켜져야 할 의학윤리 원칙의 기본적 토대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의사회에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위상은 점진적인 변화가 있었다. 1949년부터 세계의사회 가입을 시작으로, 1985년 세계의사회장에 문태준 전 의협회장이 추대되었고, 2008년 세계의사회 서울총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이후 의협은 세계의사회를 리드하는 국가로써의 지위를 공고히 해오고 있다.

일본 의사회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로써의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장이자 환경기후변화 워킹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신동천 위원장이 2세대 주자로써 활약까지, 앞으로도 세계의사회 내의 의협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의사 방송출연 가이드라인 결의문이 채택되었다는 것은 의협의 세계의사회 내에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괴리되었던 국내 의료 현안과 국제 의료 현안이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내년 1월 세계의사회 소규모 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다. 세계의사회 주요 임원들이 참여하는 본 회의에서 국내 주요 현안들이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는 좋을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이러한 의협의 국제무대의 활약이 단절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세계 의료현안을 리드할 수 있는 의협의 역량이 갖추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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