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병원을 만들자

친환경병원, 이젠 선택 아닌 필수다

병원의 모든 시스템 친환경과 접목 큰 성과 거둬
천안 제2병원, 친환경 설계 ‘환경지킴이병원’ 기대

[친환경 경영인을 만나다] 이문수 순천향대 천안병원장

▲ 이문수 순천향대 천안병원장
“병원이 깨끗하고 안전하면 대중들의 신뢰가 높아질 것입니다. 친환경병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순천향대 천안 제2병원은 설계부터 친환경 요소를 반영해 환경지킴이병원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문수 병원장이 이끄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올해 환경부와 친환경병원 협약을 맺고 임직원들의 생각에서부터 제도, 시설에 이르기까지 병원의 모든 시스템을 친환경과 접목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병원이 병원 내 모든 분야가 참여해야 성과를 내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인 병원장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문수 병원장은 “친환경은 문화와 같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흔히 후손들에게 집과 돈을 물려주지만 식생활 개선이나 절약 같은 친환경 습관은 좋은 유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도 마찬가지죠. 질병과 생명을 다루고 하루에 5000~1만여 명이 찾는 다중이용시설인데, 깨끗하고 안전한 병원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죠.”

그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친환경병원을 지향하는 것은 사회적 소명이자 윤리적 역할을 다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온 나라를 뒤흔든 메르스는 병원이 친환경적이지 않으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어쩌면 친환경병원을 독려하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병원장은 외래나 수술 등 정상 진료를 하면서도 틈틈이 정부와 국민에게 한 친환경병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요즘 분주하다.

3년전 병원장 취임부터 나름대로 친환경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친환경을 접목해야 할 분야가 방대해 추진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일권 기획실장(소화기내과 교수)을 팀장으로 ‘에코-SCH 녹색경영 TFT’를 출범시키고 친환경 성과를 독려중이다.

“TFT는 시설, 구매, 폐기물, 영양, 간호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팀장들로 구성됐으며, 하위에 담당 실무진을 둠으로써 적극적인 의견공유 및 개선시행이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의사(意思)가 결정되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지난 9월에 전문 환경컨설팅업체로부터 환경상황에 대해 정밀진단을 받았다.

환경적으로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있지는 않은지, 좀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병원시설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이 병원장은 “분석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개선사업도 벌이고 다양한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라며 “특히 에너지 절감효과를 나타내는 항목이 지적되면 경영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순천향대병원 임직원들이 잔반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이문수 병원장은 ‘친환경병원이 비용을 높인다’는 일각의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친환경경영을 위한 설비 및 기기와 식자재, 관련제품 등의 도입비용은 일반 설비나 제품보다 훨씬 높습니다. 하지만 최초 투자비용이 높을 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와 이득은 더 클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해물질이 감소하고, 폐기물이 줄어들고, 사용하는 전력 및 용수가 감소하면 이는 결국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이므로 환경개선과 함께 두 마리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현재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순천향대 천안 제2병원’이 친환경병원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강조한다.

설계단계부터 현재 검증된 모든 친환경 기술이나 방법, 그리고 경험을 채용해 환자 질병 치료는 물론 환경까지 치유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는다. 그의 소박한 친환경론도 관심을 끈다.

“꼭 많은 돈을 들여야 친환경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부서별 환경지킴이를 뽑아 전등끄기를 실천한다든지, 교직원들의 자가용 출퇴근을 자제하게 한다든지 등 작은 부분부터 관심을 갖고 개선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병원장은 순천향대 4개 병원(서울, 부천, 천안, 구미)이 모두 환경부와 친환경병원 협약을 맺고 친환경을 실천하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순천향의 작은 날갯짓이 머지않아 깨끗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문수 병원장은 “현재 친환경 경영을 약속한 병원이 30개나 참여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일과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참여하는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이정윤 기자

‘친환경병원 만들기’ 캠페인은 건강산업 글로벌 리더 녹십자와 함께합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