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천식· COPD 치료제 주목
세레타이드 · 스피리바 · 심비코트 시장 견인

천식·COPD 치료제 2000억 시장경쟁 치열

■ 천식·COPD 치료제 시장 규모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는 한국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호흡기증후군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호흡을 통해 질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공포는 우리를 잔뜩 움츠리게 했다. 특히 기존에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를 앓고 있던 사람의 경우 그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메르스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면도 있지만 국내 천식 및 COPD 치료제 시장은 성장세다. 현재 천식 및 COPD 치료제 시장의 규모는 20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제제별 시장 규모는 파악이 힘들다. 대부분의 치료제가 천식과 COPD 적응증을 함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 제품이 천식과 함께 COPD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어느 질환에 얼만큼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고 말했다. 다만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LABA/ICS 복합제 시장의 경우 GSK의 ‘세레타이드’ 가 53% 정도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 가 그 절반에 해당하는 24%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확실한 것은 천식 및 COPD 치료제의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여러 회사가 기존 제품에 더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COPD 치료제 세분화…LAMA/LABA 복합제 주목

■ 다양한 천식·COPD 치료 약물

천식 및 COPD 치료제의 제제는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다. 우선 기관지확장제인 지속성항콜린제(LAMA)가 있다. 여기에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스피리바(티오트로피움)와 GSK의 인크루즈엘립타(우메클리디니움)가 있다. 또 다른 기관지확장제인 지속성베타2항진제(LABA)에는 노바티스의 온브리즈(인다카테롤)가 있다.

두 제제(LAMA+LABA)를 결합한 복합제에는 GSK의 아노로엘립타(빌란테롤+우메클리디니움), 노바티스의 조터나 브리즈헬러(인다카테롤+글리코피로니움)가 있다. 여기에 곧 허가가 예상되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이 있다. 이 제품은 스피리바에 올로다테롤을 결합한 제품이다.

기관지확장제인 LABA에 기관지에 생긴 염증을 치료해주는 흡입스테로이드(ICS)를 결합한 제품도 있다. 여기에는 GSK의 세레타이드(살메테롤+플루티카손), 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포르모테롤+부데소니드)가 있다. 천식에만 적응증이 있지만 먼디파마의 플루티폼(플루티카손+포르모테롤) 역시 LABA/ICS 복합제다. 여기에 GSK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약물을 준비 중이다. LABA/ICS에 LAMA까지 결합한 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COPD 치료제의 성분은 타 치료제에 비해 제제의 가지 수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각 제제들의 다양한 조합에 따라 치료 대상과 제품의 특징이 나타난다. 이 중 최근에는 LAMA와 LABA를 결합한 제품에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K·BI·AZ·노바티스, 업그레이드 약물 출시 준비 중

■ 천식·COPD 치료제 ‘4파전’

현재 천식 및 COPD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GSK다. GSK는 기관지천식, 만성기관지염 치료제의 클래식인벤토린(살부타몰황산염)부터 호흡기 질환에 관심을 보여 왔다. 이후 세레타이드는 주요 LABA/ICS 제제의 대표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LABA/ICS 제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세레타이드가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심비코트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처방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세레타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렐바엘립타(플루티카손+빌란테롤)가 6월부터 급여 적용이 되고 있다. 렐바엘립타는 국내 최초 1일 1회 흡입 천식치료제다. 부분 조절 이상 단계의 천식 환자와 FEV1(1초간 강제호기량) 값이 예상 정상치의 60% 미만인 COPD 환자에 사용할 수 있다. 임상에 따르면 ICS 단독보다 44% 더 천식 조절이 잘 됐고 심각한 천식 발작 비율도 25% 감소했다.

아노로엘립타는 LAMA/LABA 결합제제다. 24시간 흡입지속성 기관지 확장제인 ‘아노로62.5엘립타’ 는 성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 완화를 위한 1차 유지요법제로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올해 2월부터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GOLD(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 가이드라인 및 국내 COPD 진료지침에서 고위험군 환자의 1차 치료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는 LAMA/LABA 복합제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보험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아노로는 첫 흡입으로 달성한 폐기능이 임상실험을 진행한 24주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1일 1회 용법으로 24시간 지속되는 기관지 확장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조군들(위약, 티오트로피움, 유메클리디니움, 빌란테롤)과 비교해 폐기능을 유의하게 향상시켰으며 위약군과 대비하여 호흡곤란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노로 엘립타는 건조분말흡입제제로 약제가 흡입기에 이미 충전되어 있어 곧바로 흡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캡슐을 삼키거나 흡입할 위험이 없다.

여기에 LAMA 단일제 인크루즈엘립타가 지난 6월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인크루즈엘립타는 스피리바 이후 첫 번째 LAMA 단일제다. GSK 관계자는 “최근 복합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단일제에 대한 요구도 무시할 수 없기에 환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인크루즈를 개발했다” 고 말했다.

특히 인크루즈는 ICS/LABA에 LAMA를 병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편의성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GSK 관계자는 “기존 LAMA 단일제인 스피리바를 쓰던 환자가 LABA를 써야하는 경우 장비(디바이스)가 다른 온브리즈를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며 “하지만 아노로엘립타에 인크루즈엘립타를 병용하는 것은 같은 디바이스여서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옵션” 이라고 말했다.

GSK는 이후에도 호흡기질환 파이프라인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GSK 관계자는 “GSK는 호흡기질환 치료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 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1일 1회 흡입제를 선보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포스트 스피리바를 준비 중이다. 스피리바에 올로다테롤을 결합한 LAMA/LABA 신약이 최근 미 FDA에서 COPD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1일 1회 유지요법으로 허가 되었다. 2015년 미국흉부학회(ATS)에서 발표한 주요임상 결과에 따르면 복합제는 스피리바 레스피맷 단독요법에 비해 두 배 이상의 폐기능 개선을 보였다.

TONADO라는 임상의 새로운 추가 분석 결과에서도 환자의 ICS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복합제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티오트로피움에 올로다테롤을 결합한 복합제의 긍정적인 3상 임상 연구결과에 따라 스피리바로 인해 기존 환자들이 받아온 이득에 더해 복합제 사용시 많은 환자들이 더욱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심비코트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 4월부터 ICS/LABA 복합제의 급여기준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급여기준 변경에 따르면 강제호기량(FEV1)이 정상치의 60% 미만인 COPD 환자에게 확장제 투약없이 ICS/LABA 복합제를 처방할 수 있다.

심비코트는 2000년 천식 적응증 획득 이후 2003년 COPD에도 적응증을 획득했고, 올해 급여기준 확대로 사용영역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경쟁 제품과 대비해 악화 및 폐렴 안전성에서 우월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심비코트군과 플루티카손/살메테롤군은 11년간 후향적으로 관찰한 역구에서 심비코트는 플루티카손/살메테롤군 대비 더 적은 중증 악화 경험을 보였다. 폐렴 경험 및 관련 입원 발생률도 더 낮았다고 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LAMA/ LABA 복합제도 준비 중이다. PT003이라는 치료제가 최근 2건의 후기 임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제품 승인 신청을 올 해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노바티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노바티스는 LABA 단일제인 온브리즈에 이어 LABA/LAMA 복합제인 조터나브리즈헬러를 6월 국내에 출시했다. 이는 COPD 1차 유지요법제로 1회 복용량이 분말 형태로 내장된 흡입기(SDDPI)로 기도저항이 적어 여러 중증도의 기도제한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환자들이 적정용량을 투여하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조터나 브리즈헬러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타 COPD 유지요법 치료제 대비 폐기능 개선, COPD 증상 개선 및 급성 악화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전 세계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 11개의 임상시험을 포함하는 IGNITE 임상연구 프로그램 결과에 따르면 조터나 브리즈헬러는 현재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살메테롤/플루티카솔 50/500mcg 및 오픈라벨 티오트로피움 18mcg과 비교 시 기관지 확장에 있어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MDI·DPI·SMI 등 제약사별 고유 디바이스 내세워

■ 디바이스 따른 차별점 주목

천식 및 COPD 치료제에 있어 또 하나의 포인트는 디바이스(흡입기)다.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편의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질환과 달리 호흡기 약물은 약물이 필요한 부위, 즉 폐 표면까지 약물이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디바이스는 MDI(정량식분무흡입기)와 DPI(건조분말흡입기)가 있다. 국내에서는 90% 이상이 DPI로 사용되고 있다. 정량분무식흡입기(pMDI, pressurised metered dose inhaler)는 한 번 누를 때마다 1회 용량이 자동으로 분무돼 언제나 정량 흡입이 가능하고 흡입력이 약한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

GSK의 세레타이드, 아스트라제네타의 심비코드 등 ICS/LABA 복합제는 모두 DPI로 되어 있다. 심비코트 터부헬러 역시 DPI 방식이다. MDI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먼디파마의 천식치료제 플루티폼이 있다.

주로 호흡량이 부족한 환자는 MDI를, 부족하지 않은 경우 DPI를 쓴다. DPI는 충분히 강하고 빠르게 흡입하지 않으면 필요한 양의 약물이 분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약물의 입자가 충분히 분화되지 못해 폐로 전달되는 양이 적어질 수 있다. 따라서 5세 이하 소아나 고령 환자에게는 DPI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레스피맷이라는 연무형 흡입기(SMI)를 사용한다. 레스피맷은 안개 형태로 천천히 부드럽게 분사시켜 주어 폐 도달률을 높이는 흡입기다.

베링거측에 따르면 소프트 미스트(soft mist)는 강제 흡입이 필요하지 않고 분사되는 그대로를 호흡하듯 자연스럽게 들여 마시면 되기에 기존 흡입기 사용에 어려웠던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호흡기질환 관련 교수는 “디바이스는 특정 형태가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없고 환자 개인에 따라 적합한 형태를 찾아야 한다” 며 “의료진은 환자의 호흡능력 평가를 통해 디바이스를 추천해야 한다” 고 말했다.

2018년 호흡기 치료제 시장 300억 달러 예상

■ 천식·COPD 치료제 시장 전망

이처럼 주요 제약사들이 호흡기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글로벌로 봤을 때 지난해 ‘스피리바’ 는 4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레타이드’ 도 80억 달러, ‘심비코트’ 도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18년에 호흡기 치료제 시장은 3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비하면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하지만 기존 제품들의 승승장구에 더해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속속 출시를 준비 중이기에 한국의 호흡기 치료제 시장도 곧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천식·COPD 치료제별 특징 비교

제품명스피리바인크루즈온브리즈아노로조터나세레타이드심비코트
성분명티오트로피움우메클리디니움인다카테롤빌란테롤+우메클리디니움인다카테롤+글리코피로니움살메테롤+플루티카손포르모테롤+부데소니드
제조사베링거인겔하임GSK
노바티스GSK
노바티스GSK
아스트라제네카
적응증기관지확장제로 만 성폐쇄성 폐질환의 유지요법제기관지확장제로서 성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 완화를 위한 유지요법제기관지확장제로 만성폐쇄성 폐질환의 유지요법제기관지확장제로서 성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 완화를 위한 유지요법제기관지확장제로 만성폐쇄성 폐질환의 증상 경감을 위한 유지요법제기관지 확장제와 흡입용 코 르티 코스테로이드의 병용투여가 적절 하다고 판단된 천식의 치료천식환자의 치료. 중증의 만성 폐쇄성폐질환
용량 및 가격흡입용캡슐 1501원
레스피맷 41922원
흡입용캡슐 150㎍ 38300원
300㎍ 40190원
아노로 62.5
엘립타 45657원
흡입용캡슐 42980원 100디스커스 25813원
250디스커스 20756원
500디스커스 26125원
터부헬러 160/4.5㎍ 34754원
터부헬러 320/9㎍ 5197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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