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미라 등 5품목 지난해 국내서 1200억 매출

■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시장 현황

류마티스관절염(RA) 치료제 시장은 성장 중이다. 다만 몇 년 전 가파른 성장세에 비해 다소 못 미치긴 하지만,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중년에게 주로 발생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늘어났고, 자연스레 치료제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한 번 발병하면 거의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기에 앞으로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상승 곡선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생물학적 제제가 이끌고 있다. 1890년대 처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거쳐 1940년대 스테로이드제제, 1980년대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DMARDs)를 지나 현재는 TNF-a 억제제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제제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 NSAIDs나 스테로이드 제제들이 부작용 등으로 시장에서 외면 받은 반면, 생물학적 제제들은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았던 환자에서도 70% 이상이 증상이 호전되고, 기존 약제들에 비해 빠른 효과로 환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생물학제 제제의 대표주자는 TNF-a 억제제다. 2013년 주요 TNF-a 억제제 제품 5개의 국내 합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20% 성장한 1200억원을 돌파했다. TNF-a 억제제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애브비의 ‘휴미라’ 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TNF-a 억제제로, 국내에서는 2013년에 비해 약 16% 성장하며 4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서‘레미케이드’는 지난해 3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뒤를 이었다. ‘엔브렐’ 은 2013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300억원 매출을 넘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대표 품목 ‘램시마’ 가 있다. 2013년에 비해 약 200% 성장하며 지난해 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얀센이 최근 밀고 있는 ‘심퍼니’ 역시 2013년 매출이 4억원에 머물다가 지난 해 800% 이상이 증가한 42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대세는 생물학적 제제, 그 중에서도 TNF-a 억제제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도전자들이 생겼다. 이들은 새로운 기전으로 기존 TNF-a 억제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BMS의 ‘오렌시아’ 가 눈에 띈다. 오렌시아는 TNF-a 억제제와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을 일으키는 면역체계에서 발견되는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오렌시아의 IMS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화이자의 경구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젤잔즈’가 출시됐다. 기존 제제들이 모두 주사제인 것과 달리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특화된 약이다. 기전도 새롭다. 친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인 JAK-1과 JAK-3를 억제한다.

아직 시장에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액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이처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현재는 TNF-a 억제제라는 주류 속에 몇몇 새로운 기전의 제품들이 잠재성이 높은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요 TNF-a 억제제 2013~2014년도 매출액

제품명제약사2013년2014년
휴미라애브비391억8800만원454억5700만원
레미케이드얀센282억3300만원323억5300만원
엔브렐화이자293억8000만원288억9800만원
램시마셀트리온29억9100만원90억5100만원
심퍼니얀센4억6700만원42억5900만원
합계1002억6000만원1200억2100만원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특징 비교

제품명

휴미라

레미케이드

램시마

엔브렐

심퍼니

오렌시아

젤잔즈

성분명

아달리무맙

인플릭시맙

인플릭시맙

에타너셉트

골리무맙

아바타셉트

토파시티닙

작용기전

TNF-a 억제제

TNF-a 억제제

TNF-a 억제제

TNF-a 억제제

TNF-a 억제제

T세포 활성 조절제

키나제억제제(JAK)

제조사

애브비

얀센

셀트리온

화이자

얀센

BMS

화이자

적응증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건선,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건선,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소아특발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특발성관절염

MTX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의 성인 활성 류마티스관절염

용량 및 가격

40mg 43만4289원

100mg 39만412원

100mg 37만892원

25mg 12만1991원

50mg 83만3000원

250mg 35만460원

5mg 1만2995원

레미케이드·심퍼니도 선전…‘램시마’ 주목 받아

■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별 특장점

그럼 TNF-a 억제제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그러다보면 왜 지금 류마티스관절염에 TNF-a 억제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시장 1위 제품인 휴미라다. 휴미라는 국내에서 45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이는 세계 시장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지난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한 의약품이 바로 휴미라다. 휴미라의 매출액은 110억 달러에 이른다.

휴미라는 우선 15년이 넘는 장기간의 데이터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검증받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임상적(혈액 수치나 증상 완화), 기능적(신체기능 호전), 구조적(방사선학적 관절 변형억제) 측면 등 포괄적으로 질환을 관리 조절하는데 있어 그 효과를 입증한 약제다.

애브비에 따르면 “모든 생물학적제제들이 관절염 증상 완화라는 효능을 보이고 있지만 관절 손상이 덜하는 효과까지 보이는 점 때문에 휴미라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

즉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기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 류마티스관절염에는 휴미라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인 MTX와 병용했을 때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판상 건선,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적응증을 점점 넓힌 점도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이자의 엔브렐은 국내에서는 3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휴미라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약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87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브렐은 미국에서는 1998년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03년 출시가 됐다.

화이자측에서 말하고 있는 엔브렐의 장점은 최초의 Fully human soluble TNF-a 억제제라는 것이다. 또한 20여 년간 축적된 임상경험을 통해 지속적인 효과와 우수한 안전성이 확립된 치료제라고 했다. 특히 감염 등 이상반응의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있어서도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고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빠른 배출을 보여 수술이 필요한 환자나 임산부, 감염 위험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비교군으로 사용된 타 TNF-a 억제제(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와 대비해 결핵 발병 위험이 가장 낮았다고 했다.

이어서 얀센의 레미케이드는 국내에서는 2위, 글로벌 시장에서는 83억8600만 달러로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1998년 출시 이후 전 세계 200만명 이상의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사용해 왔다고 한다. 안전성과 효능은 37개 이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해 왔다. 레미케이드의 장점으로는 신속한 작용 발현 효과, 2개월에 1회 투여라는 높은 편의성과 환자 순응도, 정맥주사제에 대한 보장된 안전성 등으로 요약된다.

램시마는 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램시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이 제품 하나로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램시마는 유럽과 일본에서 허가를 받아 이미 판매에 들어갔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면서 최근 회사 주가는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램시마는 레미케이드와 같은 효능을 발휘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약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다소 한 풀 꺾이고 있는 레미케이드의 복제품도 아닌 비슷한(시밀러) 약이라는 점은 한계일 수 있다.

심퍼니는 최근 얀센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이다. 심퍼니는 메토트렉세이트(MTX)를 포함한 질환완화 약제 치료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 중증도 및 중증의 활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증상 개선과 관절 손상 진행 속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심퍼니가 내세우는 장점으로는 낮은 항체 발현율과 기존 TNF-a 억제제들에 비해 주사의 통증이 덜하다는 것이다. 또한 3, 5년차 장기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시켰다.

TNF-a억제제 순항…새 기전 도전 주목

사노피·오츠카 등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 출시 준비

■ RA 치료제 시장 전망

그렇다면 앞으로 RA 치료제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누구도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현재까지의 시장 상황을 봤을 때 당분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에서 TNF-a 억제제의 순항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TNF-a 억제제에서 심각한 부작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 입증된 효능과 안전성은 기존 환자뿐만 아니라 새로 발생하는 환자들에게도 가장 먼저 선택의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렌시아나 젤잔즈처럼 새로운 기전 또는 복용법의 후발주자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사노피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IL-6 저해제인 사릴루맙의 국내 3상 임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오츠카도 지난해 TNF-a 억제제인 퍼스티맙프리필드주(서톨리주맙)의 보험급여를 승인받았다.

하지만 이들 제제들은 아직 시장에 나온 기간이 길지 않아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안전성 등이 담보되지는 않았다.

제약사 관계자는“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은 TNF-a 억제제를 대체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 이외에도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며 “질환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치료 옵션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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