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진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의료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과거 오직 눈물과 침 따위를 흘려가며 위 진단을 받아야 했다면 이제는 알약 먹듯이 삼키면 되는 캡슐내시경을 통해 검사를 받는다. 보기흉한 흉터를 지녀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소 절개와 정교한 시술이 가능한 수술 로봇을 통해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이러한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IT기술, 빅데이터, 모바일 헬스케어 등 의료기기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원격진료, 홈 케어 등 질병예방 중심의 보건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첨단 의료기기·진단 등 헬스케어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최근 융·복합의료기기 및 새로운 진단제품의 임상 검증을 위한 표준 정립 등 시장 창출 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의료기기 수출 규모 15조원 달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제11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신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고, 대중소기업간 기술협력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과 정부의 역할분담과 협력을 통해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이룩하자”고 피력한 바 있다. 융·복합의료기기 및 진단제품 등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신시장 개척 등 혁신시장을 선도할 첨단 융·복합분야 육성이 무엇보다 더 필요할 때다.

의료기기업체는 일부 특정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영세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부분 의료기기 업체는 첨단기술 분야가 아닌 평범한 기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영세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기초기술 개발분야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건복지부와 중소기업청은 시제품 완성 및 임상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연결고리가 없어 시장을 선도할 이러타할 제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2012년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인‘램시마’(관절염 치료제)를 출시한바 있고, 올해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허쥬마(유방암 치료제)’도 허가를 받으면서 시장점유율 상승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기 분야도 경쟁력 있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겠다.

이를 위하여 우리 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는 의료기기 R&D를 총괄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기업청을 방문하여 범부처 협력을 이끌어내고, 관련기관인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6개 부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기초기술단계부터 허가까지 체계적인 지원이 되도록 각 부처의 R&D 계획부터 지도점검,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지원 및 품목허가를 돕게 된다. 또한 경쟁력 있는 10개 품목을 선정 해당 품목 심사자인 PM(Project Manager)을 지정하고 기업체의 현장을 방문하여 맞춤형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계는 첨단 융·복합의료기기 신속허가에 따른 비용절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이 눈물로 혈당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선진국과 당당히 맞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면 명품 제품들이 속속 나와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식약처는 2020년까지 시장을 선도할 15개 품목 이상을 선정하여 지원할 계획이며, 세계시장점유율을 3%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산업계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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