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견 버리고 의료기관 이용 어려움 덜어줘야


다양한 남한 정착기간 따라 건강문제 다뤄야
연령별·성별 특수성 감안한 접근 방식 필요
정신영역·만성질환 등 심도있게 접근해야

▲ 김영찬

인천적십자병원 병원장

북한이탈주민 치과 진료 전략과제

인천적십자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다. 공공의료기관의 명분이자 임무 중의 중요한 부분은 공공의료사업이다.

필자는 기관장으로서 다양한 분야의공공의료사업 중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치과진료를 전략 과제로 선정하였다. 왜냐하면 인천적십자병원은 대북활동의 첨단에 있는 조직인 대한적십자사 소속의 의료기관이기 때문이다.

2012년도까지 인천적십자병원이 만성 적자에 시달린 연유로 치과과장을 한 명 더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그러나 제도를 잘 이용하였고, 새로운 치과과장의 채용에 대하여 기존에 근무하던 제1치과 과장의 승낙을 얻어내었다. 그리하여 결국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제2치과를 2014년 3월에 성공적으로 개설할 수 있었다.

인천적십자병원의 치과 진료에 대한 북한이탈주민들의 호응이 좋으며, 많은 이탈주민들이 예약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다른 기관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하지 않거나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지난 3개월을 기준으로 104명의 신환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제공하였다(현재 진료가 진행 중이므로 실환자수를 명기하였음).

인천적십자병원의 북한이탈주민의 치과 진료에서 흥미로운 점은 하나원에 서 치과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한 북한이탈주민들도 정착을 하면서 치과 진료를 다시 받기를 원하여 본원에 진료 예약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2014년 하나의원 의료세미나에 따르면, 하나원 재소시 북한이탈주민의 치과 진료는 약 130%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개선 방안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사회편견을 없애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적인 방안

첫째,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선입관과 사회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남한의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북한이탈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하여 다음의 방법들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상담원을 배출할 때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 양성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하여 북한이탈주민들이 접하는 사회적 편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활동에 전문 요원과 함께 북한이탈주민이 같이 팀을 이루어 북한이탈주민에게 지원 활동을 하는 방안이다.

△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식변화 사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대중 홍보를 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남한 사회에 기여하는 사례에 대한 홍보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 지원재단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을 바라보는 선입관들을 남한 사회에서는 버려야 한다.

북한 시절과 탈북 과정에서 발생되었던 여러 가지의 문제점을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단점으로 보는 선입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선입관은 버려야 할 것이다.

둘째, 북한이탈주민이 처한 상황의 시기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서 정착할 때까지의 과정에 따라 건강상태와 질환의 종류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기간의 다양화에 의하여 건강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를 다룰 때 북한 시절이나 탈북 과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쉽다. 북한이탈주민에게 가장 중요한 정신건강 문제가 특히 이런 경우이다.

남한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관점은 탈북 과정에만 집중되어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는 북한 시절, 탈북 과정 그리고 입국 후 모든 단계에서 다양하게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 입국한 직후에는 전염성 질환의 관리, 치과 질환 진료, 생활 습관의 교육 및 교정, 불안증 등과 같은 정신영역에서의 질환 관리 등을 하여야 한다.

입국 후 시간이 경과하면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 질환에 대한 관리를 제공하여야 한다.

북한이탈주민의 약 70%정도 차지하는 여성에 있어서는 성병 치료, 피임, 임신과 출산, 자궁경부암 관리 등 산부인과 영역의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이탈주민의 연령과 성별에 따른 접근 등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근래 가족 단위의 북한이탈주민이 증가하는 경향이다. 그리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노령층의 북한이탈주민도 증가하는 실정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아, 청소년, 성인, 노인등과 같이 연령에 따른 다양한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은 사회문화적 변화를 겪으면서 정체성과 역할을 혼동을 함께 경험하기에 남한의 일반적인 청소년들과는 다른 정신건강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성별에 따른 접근도 필요하다.

특히 정신건강 측면에서 그러하다.2014년 하나의원 의료세미나에서 보고 되었듯이 북한이탈주민 중 여성에서는 우울,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비율이 높으며, ‘ 신체화’경향도 높다. 반면에 남성의 경우 음주나 흡연과 관련된 문제 더 많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방안

첫째, 북한이탈주민들은 ‘신체화’ 경향을 보여 증상으로 느낄 수 없는 정신영역 질환과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하여 조기에 관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신영역 질환과 만성질환에 대하여 보다 심도있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본 질환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탈주민에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이탈주민들은 정신건강 영역의 문제를 절실하게 지니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이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에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하여 해결하여야 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다.

의료기관을 찾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정신건강 영역의 문제 해결을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탈북과정에서 정신적 충격뿐만 아니라 입국 후의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 사회적 편견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지원하여야 한다.

또한 양육이나 남편과의 갈등 등 일반적인 정신건강문제의 해결도 함께 지원하여야 한다.

셋째, 북한이탈주민이 의료기관을 알게 된 경유를 알아본 조사에서 같은 북한이탈주민을 통하여 알게 된 경우가 62%를 차지하였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집단(community)의 활성화가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기존의 31개 하나센터를 통하여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착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사회적 지지망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집단의 운영은 북한이탈주민들에 의하여 결정되고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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