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정신건강 문제 심각하다!
남한사회 적응 최대 걸림돌은‘건강문제’
상당수 우울·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노출
남한 정착과정 과체중·비만 등에도 취약

▲ 김영찬

인천적십자병원 병원장

국내 북한이탈주민의 입국자 수는 2014년 4월을 기점으로 2만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탈주민의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정착은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것이며, 사회 통합은 통일을 의미한다.

통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기자회견에서 ‘대박’이라고 표현하리만큼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건강문제는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한국사회 정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많은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인천적십자병원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하여 의료상담실을 전국에서 세 번째로 운영하고 있는 등 일선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필자는 북한이탈주민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지원에 대하여 4회에 걸쳐 기술하고자 한다.

북한이탈주민 건강문제의 중요성

국내 북한이탈주민의 입국자 수는 2010년 3월을 기준으로 2만명이 넘어섰으며, 2014년 4월 2만6000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 북한이탈주민의 숫자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나 이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을 증대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우리와 동일 민족이며 특수한 상황에 처한 동포이며, 우리사회가 함께 가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독일의 경우 통일이 된 후 시간이 경과한 지금에도 동독과 서독 사이에 많은 갈등이 남아있다. 한국도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하여 온 긴 세월로 인하여 독일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통일 후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이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된다.

북한이탈주민의 남한에서의 성공적인 정착은 북한이탈주민들의 개인적인 행복을 넘어서서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것이다. 남과 북이 분단되어 서로 다른 2개의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실정에서 사회 통합의 개념은 남북의 통일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 정착을 하지 못하고 남한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다면 사회 통합을 하지 못하게 되며 통일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박’으로 표현되는 통일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적인 남한에서의 정착은 더욱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한 여러 정책들은 남북 통일을 위한 가치가 있는 준비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의 건강 문제

북한이탈주민들은 근골격계질환, 부인과 질환, 치과 질환, 정신건강 영역의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건강이 취약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남한에 입국한 직후의 그들의 건강상태는 간염이나 결핵 등의 전염병 질환에 노출되어 있으며, 만성적으로 영양 부족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국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남한에 정착을 위한 어려운 입장으로 인하여 급성기 질환의 치료가 부적절하여 급성기 질환에 의한 만성적인 질환으로 이양되는 경우가 많다.북한이탈주민의 건강 문제를 크게 정신건강 영역과 비정신건강 영역으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이탈주민에 있어서 정신건강적인 문제는 만연되어 있으며 심각하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로 인하여 발생되는 심리적인 문제, 결혼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 남한 사회에 적응을 어려워하는 아동·청소년들의 문제, 범죄에 연루될 수 있는 상황 등 북한이탈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정신건강학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를 접하고 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북한이탈주민들에 있어서 정신적 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연구자가 북한이탈주민의 정신 건강 영역에서 취약한 것으로 연구 보고하였다. 2005년에 발표된 ‘국경없는 의사회의 연간보고서’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질환의 유병률이 남한사람들보다 높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2014년도 ‘하나의원 의료세미나’에서 이탈주민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여 건강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본 결과, 북한이탈주민 중 여성에게서 2배 정도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북한이탈주민들은 정신건강 영역의 문제를 심각한 수준으로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표적인 정신건강문제는 우울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이다. 이는 탈북과정에서 발생되었던 심리적 불안과 심리적 외상, 가족과의 이별에 대한 외로움 등에 기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남한 사회의 정착에 있어서 사회문화적인 차이와 남한 사회의 편견 등이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서도 우울증은 흔한 질환으로 발견된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하여 우울증이 유발된다. 가족들과의 이별이라는 상황, 남한에서 는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의 어려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위의 가족이 없는 상황 그리고 취업 등의 사회 정착의 어려움에 의하여 우울증이 생기게 된다.

남한 사회에 만연한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편견도 북한이탈주민들을 우울증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다. 북한이탈주민들의 흔한 정신영역의 질환은 불안증이다. 남한에 오기 전 제3국을 경유할 때 북한이탈주민들은 항상 불안에 떨게 된다. 발각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탈북 과정에서는 항상 긴장하게 되고 불안 속에 생활한다. 탈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긴장 상태의 결과 그리고 폭행, 강간 등의 충격적인 사건의 경험으로 인하여 불안증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북한이탈주민들에게서 충격적 사건 이후에 발생되는 불안증인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흔히 볼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수면 장애를 보이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민간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30%로 가장 많았으며, 권유되는 수면 시간을 하는 북한이탈주민이 40% 내외이었다. 또한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6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비율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50대에는 6시간 이하 수면이 54%로 가장 많은 현상을 보고하였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에 입국한 후에 과체중과 비만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체중 변화를 보고한 한 민간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들은 탈북 직전에 비하며 입국 후에는 저체중의 비율이 17%에서 10%로 현저히 감소한다. 반면에 과체중 및 비만은 탈북 직전에는 21%에서 입국 후 41%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북한에서 생활할 때 열약한 환경에서 영양 부족상태에 있다가 남한의 풍요로움과 식이습관의 변화에 의한 현상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서 정착과정에서 비만에 의한 만성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이 건강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도 그리 좋지는 않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건강에 자신이 없으며, 건강으로 인하여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 민간단체에서 2011년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들 중에서 40대 이상에서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운 건강문제이라고 보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건강문제로 인하여 취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2010년도 이탈주민 1200명을 대상으로 남한 정착에 대하여 시행한 연구에서 이탈주민의 44.3%가 ‘건강하지 않는 편’이라고 하였으며, ‘건강한 편’이라고 표현한 경우는 28.3%으로, 상당수가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고 대답한 북한이탈주민이 55.8%에 달한다고 보고하였다.

북한이탈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는데 시기에 따라 분석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기란 북한이탈주민들의 북한 사회에서의 생활, 탈북 준비, 탈북 과정, 남한의 입국초기, 입국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시기를 의미한다. 남한 사회는 북한이탈주민의 북한 시절과 탈북 과정의 연장선에서 모든 문제점을 바라보는 선입관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 다. 이탈주민의 건강을 다룰 때 남한으로 입국 후 건강 상태가 더 악화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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