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실천현장을 가다 -대전선병원

음식물쓰레기도 스마트하게 줄인다!

친환경병원 만들기 위해 음식쓰레기 제로화 도전

구내식당 곳곳에 음식물쓰레기 감량 홍보물을 부착해 직원들의 인식을 높였다.
친환경 실천을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스마트하게 줄인 병원이 있다. 바로 대전선병원이다.

대전선병원(이사장 선두훈)은 지난 2010년부터 병원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이 결과 기존 직원인당 잔반량 평균 231g에서 현재 12.1g까지 줄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 음식물쓰레기 제로화’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4년여만에 음식물쓰레기의 약 95%이상을 줄인 것이다. 이에 매달 100~15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평소 친환경병원에 관심이 많던 임원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영양팀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병원 측은 1인분 기준 적정 식사량과 칼로리를 안내하고 구내식당 곳곳에 음식물쓰레기 감량 홍보물을 부착하는 등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로 식수인원 집계
영양팀에 따르면 워낙 식수인원 변동이 심한 탓에 잔식과 대체 찬으로 인해 음식물쓰레기가 목표량만큼 줄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요일, 급여일, 날씨 변동에 따른 식수 통계보다 더 정확한 식수예측 방법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던 것.

이런 고민에 병원 측이 고안해낸 방법은 바로 스마트폰 어플‘카카오톡’이다.

병원 측은 이 어플을 통해‘식수확인방’이라는 그룹을 만들고, 부서별 담당자가 매일 오전 10시까지 실제 식사인원을 영양팀에 통보하도록 했다.

영양팀은 매일 각 부서에서 통보한 식수인원을 집계해 적정량을 조리함으로써 잔식과 식재료 낭비를 최소화했으며, 식재료비 절감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같은 제안은 평소 음식물쓰레기 감량에 관심이 많았던 선승훈 의료원장이 했다고 한다.

◇잔반량 체크로 직원들 인식 제고
특히 병원 측은 음식물쓰레기 양을 알아보기 위해 식수에 따라 잔반량을 체크하고 있다. 식수에 따라 잔반량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영양팀은 잔반 줄이기 운동을 시작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잔반량 체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직원식당 배식 담당자는 배식 종료와 동시에 실제 식수인원을 파악하고 해당 끼니에 발생된 음식물쓰레기의 물기를 제거한 후 무게를 잰 다음 이 수치를 기록대장에 기입해 날짜에 따른 식수와 잔반량 추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잔반량이 적정치를 넘게 되면 경고음이 발생하는 장치도 설치함으로써 직원들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영양팀에서는 이 같은 데이터를 통해 1인당 잔반량은 물론 월초에 비해 급여 지급일은 월말에 식수가 감소하며, 조식과 석식에 비해 중식의 식수 변동이 커 잔식량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직원 선호도 조사 따른 메뉴 제공
이 밖에 병원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직원에 입에 맞춤 메뉴를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영양팀은 직원 선호도를 반영한 메뉴 구성과 조리법 적용을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상시적으로 수렴하고자 테이블마다 선호도 조사 및 메뉴 평가표를 비치해 주기적으로 수거하고 분석하고 있다.

평가표에는 선호 메뉴와 비선호 메뉴, 음식 맛을 포함한 전반적인 메뉴 평가, 기타 건의사항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접수된 의견들은 비선호 메뉴를 식단에서 제외하거나 조리법을 변경함으로써 잔반과 잔식을 감량하고 있다.

◇‘잔반줄이기’직원에게 혜택 돌아가
이러한 대전선병원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로 절감된 비용은 그대로 직원들을 위한 더 좋은 식단, 이벤트 등으로 돌아간다.

영양팀은 남은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삼계탕 등의 특식이나 과일 팥빙수 등 계절마다 후식을 주기적으로 제공했다.

이 같은 이벤트는 직원들에게 잔반을 줄여 돌아오는 혜택으로 인식을 제고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에 효과적이었다는 것.

특히‘잔반 제로 데이’와 행운권 추첨을 통해 이벤트 당일 잔반이 없는 직원들에게 행운권을 추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당첨된 직원이 소속된 부서에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대전선병원은 지난해 9월 환경부가 주최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실천 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인터뷰| 이규은 대전선병원 행정원장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아직은 절반의 성공

이규은 대전선병원 행정원장은“대전선병원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프로젝트는 아직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는 직원들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반면, 환자들의 잔반은 확고히 줄이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설명이다.

이 행정원장은“기본적으로 환자들에게 식단을 조정하기는 힘들지만 밥량이라던지 국량 등은 얼마든지 환자와의 소통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며“현재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환자식단을 체크해 영양팀에 전달함으로써 매일 35여만원의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자식 관리를 통해 향후 밥이나 국을 제외한 반찬도 맞춤식으로 제공함으로써 환자에게 더 좋은 식단은 물론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행정원장의 판단이다. 특히 이 행정원장은 음식물쓰레기 제로화는 병원뿐만 아니라 학교 등 단체는 물론 개인집에서도 적용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행정원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자연오염에 대해 인식도가 낮은 편”이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강물을 오염시키고 황폐하시키는 것은 큰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에서 먹을 만큼만 먹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캠페인을 펼쳐 국민의 인식을 높여야한다”며 “초등학교때부터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선병원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으로 절감된 비용들을 직원들의 혜택뿐만 아니라 지역 무의탁 노인들이나 저소득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 김현기 기자

‘친환경병원 만들기’ 캠페인은 건강산업 글로벌 리더 녹십자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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