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의료기기 유통에 관한 문제점으로는 우선, 부족한 검사필증제 발행기관을 들 수 있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 수입업체 그리고 식약처가 지정한 시험기관에서 중고 의료기기 품질검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 수입업체들에서 중고 의료기기를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지 못하여 검사필증을 발급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곳이 많아 발행기관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검사기준의 미공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 수수료에 대한 검사 기준 및 과정의 불명확성, 미공개로 인한 검사에 대한 불신이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검사 항목별로 검사내용과 검사 기준과 수수료의 내용을 공개하여 검사의 투명성과 타당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의료기기마다 성능이 다르지만 대표적인 중고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각 항목별 기준치를 공개하여 검사결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의료기기 품질 검사 기간이 다소 길어 신속한 유통이 다소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제조·수입업자가 검사를 의뢰받은 후 30일 이내에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통보해야 하며 30일 이내에 검사필증 발행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연 사유와 처리기한을 의뢰자에게 회신해야 한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신속히 중고 의료기기 처분·구입을 해야 할 경우, 현재 30일 이내의 검사 기간은 길기 때문에 신속한 검사를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당연히 정확한 품질 검사가 이루어지는 시간은 확보된다는 전제이다.

현재 중고 의료기기의 유통과정을 고려한 구체적인 시행규칙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중고의료기기 유통규모를 반영한다면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시험검사기관의 확대가 더 필요하다. 정부는 중고 의료기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검사기관의 확대 및 다양화가 되도록 자원 및 재원에 관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검사기관의 확대 및 다양화로 시장원리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경쟁이 되도록 하며 신속한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의료기기별 특성에 따른 차등적인 검사 실시가 필요하다. 우선, 1·2등급의 중고 의료기기를 검사필증 면제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GMP 심사과정에서도 제외되는 1등급에 중고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등급에 상관없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법률의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와 더불어 중고 의료기기의 노후화 정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할 것이다. 중고 의료기기 종류별, 사용연한에 따라 검사필증의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시험검사 항목 및 기준의 공개되어야 한다. 중고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각 항목별 기준치를 공개하여 검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동시에 모든 중고 의료기기 대상에 대한 항목 및 기준을 마련하거나 공개하기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공개 대상을 꾸준히 확대해 궁극적으로 중고 의료기기 대상에 대한 전체적인 검사 기준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검사기관은 검사시행에 있어서 품질평가항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항목을 공공기관이나 법인체 또는 인정되는 기업체에 제공하고 이들 기관이나 기업체는 이 자료를 토대로 중고 의료기기의 검사를 시행하면 된다. 식약처가 검사 수수료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과도한 검사 수수료의 책정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중고의료기기 품질 검사는 많은 병원에 좋은 성능의 의료기기 보급을 이끌 것이다. 이는 곧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신현희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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