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초반부터 대학병원의 경영위기에 대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여오고 있다. 실제 심사평가원의 '2013년 1분기 진료비통계'에서 환자 감소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2년 하반기부터 보이던 환자 수 감소현상은 2013년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병원의 인건비 등 지출증가는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다.

그럼 그동안 잘(?) 나가던 대학병원들이 이렇게 경영이 악화된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영상의학 관련수가의 대폭인하이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영상수가(CT, MRI, PET)가 평균 17% 인하되었다. 그 결과 심평원의 추정에 의하면 연간 1100억원의 지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경기불황에 따른 환자수가 감소현상이다. 심사평가원의 통계(2013년 1분기)에 의하면 종합병원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분기에 비해서 -3.5% 환자수가 감소하였고, 급여비도 -5.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병원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이다. 병원연구원에서 병원들의 지난해 수익과 지출을 조사한 결과 예상대로 수입보다 지출의 증가폭이 높게 나타났다. 인건비는 전년도 대비 3.1% 인상되었고, 전기와 가스 등 연료비는 5.2% 인상되었다. 특히 인건비가 전체 의료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병원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올 해 산별교섭에 요구된 인건비 인상률은 8.5%이다.

이 외에도 대학병원에서는 7월부터 제왕절개 등 7개 질병군에 대해서 포괄수가제가 시행되어 중증질환자의 경우에도 동일 수가가 지불됨에 따라서 병원경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등도 병원경영난을 부추기도 있다.

경영패러다임의 변화
그동안 대학병원들이 가장 흔히 채택하는 경영전략은 병상의 증설이다. 하지만 최근에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병상 증축이 계획, 진행되고 있다가 경영환경의 악화 등으로 유보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학병상이 병상수를 늘리면 환자수는 늘어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지만 의사, 간호인력 등 관련 직원 수가 증가되어 수익성 증가의 순기능만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병원에서 CT, MRI, PET 등 고가의 의료장비 도입전략은 과거에는 대학병원의 수익형상과 타 병원과의 경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병원에서 구입이전에 상당히 치밀한 타당성 조사를 행하지 않으면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경영환경이 변화되었다.

따라서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이제는 사업부(business unit)를 신설하여 공공의 병원경영지원사업, 해외진료확대 및 보호자 숙박업 등 부대사업을 활성화 등을 통한 새로운 병원수익창출이 요망된다. 이밖에 브랜드 건강검진센터, 병원 내 웰빙형 shop-in-shop 운영, 건강상품판매사업 및 해외건강관광객 유치 등 다각화 경영전략 모색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정책과제
이밖에 정부도 병원경영 수지(收支)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85%)과 의료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 등을 감안하여 임금인상률이 연계될 수 있는 수가산정 메커니즘이 요망된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80년대 초 병원급 의료기관 병상 당 고용인력은 1.6~1.7명이던 병원종사자 수가 2010년도에는 병상 당 1.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병상 당 인력 수가 미국 3.6명, 일본 1.4명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제공되는 진료서비스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또한 국내의 고령화 추세 등 변화하는 의료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일본 특별법인처럼 학교법인과 의료법인병원의 수익보전 방안으로 수익사업체 운영허용 등의 다양한 정책도입이 요망되는 시점이라고 하겠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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