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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범하는 의사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의사가 지을 수 있는 죄에는 법에 정해진 기준을 어긴 경우와 법으로는 구별하지 못 하지만 본인만이 알 수 있거나 동료만이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 전자에 해당되는 사건이 경남 김해의 모 종합병원에서 간호조무사와 기구상 직원에게 수술을 시킨 사건이고, 후자에 해당되는 사건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일부 수술과 수술 휴유증 등이다.

 

의사가 전문지식이 결여 되거나 술기가 미숙하여 환자에게 해를 끼치거나 수술의 적용 범위를 무리하게 넓게 잡아서 환자에게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 의료 윤리 4원칙(자율성의 원칙, 선행의 원칙, 악행금지의 원칙, 정의의 원칙) 중에서 환자에게 해악을 끼치지 말라는 악행금지의 원칙(해악 금지의 원칙)에 해당 된다.

 

아스베리우스 프리취는 ‘죄를 범하는 의사(The Sinning Doctor)’에서 의사의 도덕적 죄악 중에서 가장 중한 것이 “의술에 완전한 능력을 지니지 못 한 채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환자를 위하여 “의사들은 독서 수준을 넘어서는 치료 능력을 갖추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더듬거리는 박애주의자보다는 능력 있는 악당에게 수술을 맡기겠다”고 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 의사가 전문술기와 지식이 겸비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면허는 일정한 교육을 마친 자에게 소정의 시험을 거쳐 진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권을 인정해주는 제도이다. 사회가 의사와 맺은 사회계약인 것이다. 면허라는 특권을 인정해주는 대신 의사는 전문지식과 술기를 익히고 의사가 지켜야할 법과 규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면허를 스스로 지킬 능력이 없는 행위를 할 때에는 면허를 정지시키거나 취소하기도 한다.

 

최근 김해 모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은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환자 수술을 간호조무사에게 맡기고, 기구상 직원에게 수술을 시키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먼저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환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와 함께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의사단체가 신속하고 결연하게 사건을 조사하고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형사적 수사를 진행해 가겠지만 의사협회도 복지부와 심평원 등과 함께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면 한다. 비리의사의 행위를 명확하게 조사하여 환자와 국민에게 알리고, 조사결과에 따라 엄한 처벌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죄짓는 의사를 줄여가기 위한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부실의대를 과감히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서남의대나 관동의대가 대표적인 학교로 지목되고 있다. 이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의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고, 더 이상 사회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부실의대 퇴출을 위한 특별법이라도 제정해야 할 상황이다. 두 번째로 의대생을 선발할 때 인성이 잘 갖추어진 인재들을 선발하도록 입시제도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의대생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의대교수들에 대한 윤리교육이 체계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졸업 후 교육(보수교육)이 더욱 강화 되어야 할 것이다.

 

2012년까지는 1년에 12점의 보수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금년부터는 의료법 시행령 20조에 의거해서 8점으로 줄어들었다. 윤리교육도 포함시키고 늘어나는 전문지식 습득을 위한 보수교육이 더 늘어야 할 터인데 오히려 시간이 줄어들었다. 의사협회는 보수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현실에 맞게 시행령을 고칠 것을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처벌은 '면허정지 1년'을 복지부장관에게 요구하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권한으로는 전문가의 자율규제 기능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다.

의사협회는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의 최대 위기를 역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문가 단체에 걸 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장단기 개혁 작업을 준비하고 사회에 내놓아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창우 기자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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