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신도시에 국제기구가 온다고 한다. 환경관련기구로써 근무인원과 관련기관 가족까지 합치면 500명이 넘는 인원이라고 한다. 지지부진하던 송도 신도시개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송도신도시를 송도국제도시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국제비즈니스도시라는 개념인 것 같다. 그러니까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라는 뜻이리라.

내 기억으로 송도신도시는 이번 정권이 아니라 지난 정권 때 시작된 사업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 중국은 경제특구를 앞세워 무섭게 외국기업들을 유치하였다. ‘산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나게 버려진 농토에 수십 층짜리 건물이 들어서고 여기에 들어온 외국기업들이 중국경제를 견인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고 질풍노도와 같은 기세였다. 여기에 놀란 우리나라 관료들이 중국과 가깝고 인천공항과도 가까운 송도에 경제특구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한 송도가 지금은 경제특구도 아니고, 국제도시도 아니고 그냥 신도시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야심차던 계획과 장밋빛 구상은 지금으로서는 그 자취를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송도의 비극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그건 제주국제도시의 비극과 같은 이유이다. 특혜와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분위기 때문이다. 특구는 글자그대로 특별한 규칙과 제도가 적용되는 곳이다. 내국인과 같은 제도와 규칙이 적용된다면 특구가 아니라 신도시가 되고 만다. 특구는 외국의 기업이나 기관이 온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아파도 갈 병원이 없고, 자녀들을 보낼 마땅한 학교가 없는 곳에 외국인을 오라고 하니 특구가 되려다가 신도시가 되고 만 것이다.

신도시에 건립할 영리병원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해 본 일이 있었다. 시민, 노동단체의 반대도 있었지만 정작 그곳을 이용할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너무 멀다는 이유로 이용을 기피하는 것이 외국병원그룹에서 투자를 기피하게 하는 현실적인 원인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그들이 편하게 이용 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었다.

대선이 한창인 지금 무상의료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개념도 불명확하고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대책도 뚜렷하지 않은 채 논쟁만 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에서는 청년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면서 기업 활동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약을 가하려고 한다. 지금 한국의 정치는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법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한순간의 꿈으로 끝날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의약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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