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이 우경화로 치달으면서 ‘영토분쟁을 하나의 정권수호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내에서도 많은 지식인들에 의해 지적 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일본 전후세대가 정치권에 진입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전후세대에 대한 역사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즉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영점조준을 맞추지 않은 총’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대의 전범국인 독일은 일본의 역사의식과는 달리 1970년 12월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피해 당사국인 폴란드 바르샤바 전쟁 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독일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했다. 당시 상당수의 서독 국민이 그의 사죄에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지만, 과거청산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현재는 주변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지도적인 국자로서 존경을 받는 현재 독일의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똑같은 입장이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려는 노력에서 일본과 차별화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두 국가의 사례에서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노력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그리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가 얼마나 크게 차이를 갖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보건의료계의 다양한 전문직능이 올바르게 역할을 다하여 정당하게 평가 받고 위상을 인정받는 모습을 서로 기대한다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며, 내 눈 안의 티부터 먼저 살피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만이 다른 보건의료분야들도 공감을 할 것이며, 서로 보완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를 먼저 바꾸어야 남도 바꾸어진다’는 간단한 진리는 시공을 뛰어넘어 통하는 진리로서 오늘날 남부터 먼저 탓하는 이 시대에 더욱 간절히 우리의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말이다.

지난 3월 약사회는 ‘약국자율정화TF’를 구성하여 전국에서 무자격자 의약품판매 약국으로 제보된 약국 등에 대해 무기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활동을 통해 문제 있는 약국에 대해 경고를 보내고 추가 조사에서도 문제가 지적되는 약국에 대해서는 청문절차를 거쳐 행정처분을 상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이에 앞서 중앙회 이사급 이상 임원 전원과 시·도 지부 임원과 대약 파견 대의원 등을 대상으로 ‘약국 윤리경영 서약서’를 받고 우선적으로 불시에 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다른 이의 얼굴에 묻은 티끌을 탓하기에 앞서 내 얼굴의 허물을 먼저 깨끗이 하는 자정 노력이 우리 보건의료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서로 헐뜯기보다는 스스로를 개선하려는 선순환의 실마리 만드는 보건의료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고만 하지 말고, 우리 모습에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일본의 모습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동근 홍보이사
대한약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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