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원하지 않는 것을 먹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마시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다.(The only way to keep your health is to eat what you don't want, drink what you don't like, and do what you'd rather not)"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

작년 독감예방접종기간에는 하루 400-500명가량의 군민들이 보건소에서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맞기 전에는 반드시 병력 및 신체 상태에 대한 문진을 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필자에게 단 한 명도 신종플루에 대해 물어보질 않았다는 사실이다(물론 현재 시행중인 독감예방백신에는 신종플루백신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하물며 아이들 필수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찾는 엄마들도 신종플루백신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듯하다. 신종플루는 이제 사라진 질병일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신종플루로 떠들썩했던 2008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신종플루의 치명률은 0.035%로 나타났다. 인구10만 명당 0.54명이 사망한 꼴이다. 이는 여타 전염병에 비해 대단히 낮은 수치이며, 계절 독감의 치명률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당시 건강한 젊은 층도 걸리면 사망한다는 일부 미디어의 보도로 인해 공포에 떨어야 했지만 실상 60대 이상 사망환자가 149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55.2%였다. 물론 이러한 신종플루 열풍(?)에 힘입어 재미를 본 사람들도 있다. 바로 치료약을 만든 제약회사다.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미국의 벤처바이오기업 길리어드(Gilead)사가 개발하여 다국적 제약회사인 스위스 로슈(Roche)사에 특허권을 팔았는데, 2005년부터 3년 동안 로슈가 길리어드사에 지불한 로열티는 11조원에 달한다.

2010년 2월, 의약품의 임상적 효과를 분석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은 글루코사민이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와 골관절염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 2011년 9월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보건연의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하며 글루코사민이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며, 연구에는 연구비가 필요하다. 임상연구의 특성상 대상 환자의 수가 많을수록 신뢰도가 상승하기 마련이고, 그에 필요한 연구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적지 않은 수의 임상연구가 다국적 제약회사의 지원 아래 행해지는 것과 관련 있다.

그렇다면 연구자의 결과는 제약회사와의 관계에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 보스턴대학의 의사 블라드(Steven C Vlad)는 1980년부터 2006년 사이에 시행된 15개의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글루코사민 제조회사인 로타팜(Rottapham)으로부터 지원받은 11개의 연구에서는 글루코사민이 효과가 있고, 지원을 받지 않은 4개의 연구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Vlad SC et al. Arthritis Rheum. 2007). 물론 제약회사가 지원하는 연구를 모두 불신하는 것은 그 또한 지나친 과장일 것이다.

우리국민이 한해 글루코사민 구입비용에 쓰는 비용이 2800억 원에 달한다는데 2011년도 강진군 총예산이 2200억 원 가량이었으니깐 앞으로 관절염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니 지켜볼 것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오메가3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오메가3 자체가 지방성분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콜레스테롤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또 참치처럼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생선들은 수은이 많이 쌓이게 마련이어서 미국에서는 임산부의 경우 오메가3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진료를 하다보면 무엇보다도 환자교육에 의한 1차 예방이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 그럴수록 많이 알아야겠다는 각성을 하게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독감예방접종기간을 앞두고 이래저래 드는 생각이다.

김 기 현
강진군 보건소 공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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