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강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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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꺾으며
동백꽃 진다
동맥을 끊듯이 단번에
온몸으로 얼굴째
동백꽃이 진다
뭉텅 뭉텅
붉은 꽃그림자를 밟고 가는
숲 속 여기 저기
쌓인 것들은 다시 떨어지지 못한다
다시 날아가지 못한다
그 수많은 상처들이 한꺼번에 꽉
입다문 이유
바람이 없으면
향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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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1976년 부산대 의대 졸업. 강경주 산부인과 원장.
1989년 ‘현대시학’ 등단.
‘동백의 머리가 떨어지는’ 춘수락(椿首落)이다. 동백꽃 떨어지는 모습이 사람의 머리가 뚝 떨어지는 것과 같다 하여 그 형상을 가리켜 춘수락이다. 거의 모든 꽃이 질 땐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는데 동백꽃은 꽃봉오리 통째로 뚝뚝 떨어져 진다. 그 모습이 애처롭고 슬프다. 그래서 애절한 마음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와 노래가 많다. 프랑스 뒤마의 소설 춘희(椿姬, ‘동백꽃을 들고 있는 부인’ 또는 ‘동백아가씨’)를 오페라화한 베르디(Guiseppe Verdi)의 ‘라트라비아타(La Traviata)’에서 비올레타(Violetta)는 비극의 여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엔 대중가요 속의 ‘동백아가씨’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