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는 '전국 의대생 캠프 시즌 2 스마일로드'를 진행했다.

스마일로드는 'Hope, step, smile'의 슬로건으로 전국의 의과대학생이 친목을 다지고 국토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회인 국토대장정으로 젊은이의 손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곳에 찾아가 웃음을 나누어드리는 스마일 캠페인, 새로운 희망을 창출하는 인체조직기증과 같은 사회봉사 캠페인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국토대장정과 사회봉사 캠페인을 통합한 '의대협의 스마일로드'가 현 의료계에 시사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필자는 의사 집단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내부적인 목표와 봉사 활동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좋은 집단이라는 인식을 얻는 외부적인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것이 현재 의료계가 맞이한 상황을 해결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의약분업 이후 대한민국에 일어난 변화를 살펴보면, '비용 절감'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지닌 정부가 의료 분야의 전문가인 의사 집단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정책을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정책 시행은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노인 인구의 증가, 만성질환자의 증가와 같은 의료의 이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그 목표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사 집단이 단결된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힘을 위해서는 내부 결속이 중요하다. 균일한 집단이 아니라 병원/의원, 전공의 등과 같이 다양한 내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하다. 새로운 의료 현안이 등장할 때마다, 다양한 내부 집단으로 구성된 의사 집단의 특성상 서로 다른 상이한 의견이 표출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내부 집단은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교환을 통하여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양보함으로써 조금씩 결속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부 결속과 더불어 현재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사회봉사 캠페인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홍보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선배들이 이웃과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 활동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노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으로 인해 국민이 의사 개개인을 '백의의 천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의사 집단은 '배부른 부자 집단'이라 생각하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국민과 의사 집단 사이의 오해의 골이 확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프레임의 전환을 위해서는 '착한 의사 집단' '회에 기여하는 의사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선배들의 노력으로 지속적으로 양질의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봉사활동을 지속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국민들이 더욱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면, 쉽지 않아 보이는 프레임의 전환도, 국민과 의사 집단 사이의 오해의 골도 점진적으로 메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재 의료계가 맞이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의료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의사 집단이 활발한 상호 소통과 양보를 통하여 내부 결속을 다져 전문가 집단으로서 단결되고 힘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긴 여정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잘 진행된다면, 의사와 국민 모두 웃을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준우
의대협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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